한국당 ‘미친개’ 논평에 분노한 황운하 청장의 반박

입력 2018-03-25 07:56
사진=황운하 청장 페이스북 캡처

황운하 울산경찰청장이 자유한국당 소속 김기현 울산시장 측근 비리 수사를 정치공작 수사라는 비판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했다. 앞서 자유한국당은 지난 16일 김 시장의 측근 비리와 관련해 울산시청을 압수수색했고 한국당은 이를 야당 파괴를 위한 정치공작이라며 경찰은 ‘광견병에 걸린 미친개’라며 비난했다.

황 청장은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장문의 글을 올렸다. 그는 “법과 원칙에 따른 지극히 정상적인 울산경찰의 수사에 대해 과도한 정치적 논란이 일고 있어 몹시 안타깝다”고 운을 뗀 뒤 한국당이 주장한 편파수사의 근거를 2가지로 분류해 반박했다.

사진=황운하 울산경찰청장 페이스북 캡처

울산시장 공천발표 당일 시청을 압수수색한 것에 대해 황 청장은 “시장 비서실장의 몇 가지 비리의혹에 대한 범죄첩보가 이첩된 1월 초부터 수사가 시작돼 수사계획의 수립, 관련자 조사, 통화내역 조사 등 2달 정도 소요됐다”고 설명했다.

황 청장은 또 “3월 증거물 확보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고 신청 후 검찰과 법원을 거치는 동안 어느 단계에서 제동이 걸릴지 그대로 발부 될지, 발부되기까지 얼마나 소요될 지는 전혀 알 수 없어 공천발표 날 맞출 수 없다”고 부연했다.

“시장도 아닌 비서실장의 비리의혹을 수사하기 위한 영장집행을 시장 공천발표일이라는 이유로 연기한다는 건 상상하기 어렵다”고 꼬집은 황 청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요하게 이를 문제 삼으며 기획수사, 공작수사의 근거라고 비판하니 어안이 벙벙하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황 청장은 더불어민주당의 유력한 울산시장 후보인 송철호 변호사를 2차례 만난 것에 대해서도 시기가 맞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울산청장이 지역의 유력인사들을 만나 경찰의 현안에 대해 이해를 구하고 조언을 청취하는 것은 울산청장의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업무 중 하나”라고 설명한 황 청장은 “야당 국회의원 중 세분들과 1~2차례 만났고, 그 즈음 울산시장을 한 달에 한 번씩 만났다”고 설명했다.

“그 분들 중 언론에 시장출마 후보로 거론된 분들도 있었다”고 한 황 청장은 “시기적으로 여당인사를 만난 시점은 9월과 12월로 문제의 사건에 대한 고발장이 접수되거나 첩보가 이첩되기 이전”이라고 해명했다.

“만남에서의 대화 내용도 인권경찰 등 문제가 주된 화두였으며 두 번째 만남 때는 예상 밖으로 삼계탕 음식점 사장님이 동석하는 바람에 삼계탕이 주된 화제였다”고 한 황 청장은 “여당인사가 시장출마 선언하기 한참 전이긴 했었지만 만약 시장 예부후보였다면 대화 주제를 떠나 만남 자체를 피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21일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부‧울‧경 기자들과의 오찬 간담회를 갖고 김 시장 측근 비리 수사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김 시장의 측근 수사는 명백한 야당탄압”이라고 주장하며 “황 청장의 파면 없이는 검경 수사권 조정에 절대 협조하지 않겠다”고 주장했다.

홍 대표는 황 청장이 송 변호사를 지난해 2차례 만났다는 언론보도를 언급하며 “경찰 수장이 여권의 유력한 시장후보를 만나자마자 울산시청을 압수수색한 건 공직자로서 자격이 없다”며 “그 자체로 파면”이라고 비난했다.

한국당은 다음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6‧13 지방선거 정치공작 진상규명위원회’를 발족하고 같은 내용의 규탄문을 채택했다. 같은 날 장제원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경찰이 급기야 정신줄을 놓았다”며 “정권의 사냥개가 광견병까지 걸려 정권의 이익을 위해 닥치는 대로 물어뜯기 시작했다”고 비판했다. 장 대변인은 또 “미친개는 몽둥이가 약”이라고 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