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페이스북 삭제 운동’… 자사 계정 모두 삭제

입력 2018-03-25 07:49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자사 페이스북 페이지를 모두 삭제했다.

최근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의 페이스북 이용자 5000만명의 개인 정보 유출 파문과 관련해 ‘페이스북 삭제(#deletefacebook)’ 운동이 벌어지자 실행에 옮긴 것이다.

머스크는 23일 트위터 팔로워와 페이스북과 관련한 대화를 나누다 즉흥적으로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했다. 앞서 그는 페이스북에 일주일간 광고를 싣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한 팔로워는 “당신이 남자라면 스페이스X의 페이스북 페이지를 삭제해야 한다”고 트윗했고 머스크는 “그런 게 있는 줄 몰랐다”라며 “그렇게 할 것”이라고 답했다. 또 다른 팔로워가 테슬라 페이스북 페이지도 지워야 하지 않겠느냐고 묻자 “어차피 시시해 보인다”라며 “당연하다”고 했다.

그렇게 각각 260만명가량의 팔로워를 지닌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페이스북 페이지는 즉각 삭제됐다.

머스크와 페이스북 마크 저커버그 CEO와의 신경전은 2016년, 스페이스X의 발사 실패로 저커버그의 위성이 훼손되면서부터 시작됐다. 당시 저커버그는 “지금 아프리카에 있다. 스페이스X의 발사 실패가 우리의 위성을 파괴했다는 소식에 대단히 낙담했다”라며 “우리의 위성은 정말 많은 사업가들과 세계인들을 연결해줬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둘은 인공지능(AI)의 미래를 놓고 각을 세우기도 했다. 머스크는 지난해 7월 전미 주지사협의회 하계 총회에서 “로봇이 길거리에서 인간을 살육하는 상황을 지켜보고 난 뒤에야 그 위험을 자각한다면 너무 늦다”며 “AI 규제는 선제적이고 능동적인 대응이 필요한 매우 드문 비즈니스 영역에 속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수년 전 화성에 식민지를 만들겠다고 공언하면서도 “인공지능이 지구를 장악할 때를 대비한 백업 플랜”이라고 말할 정도로 AI의 미래를 우려했다.

저커버그는 머스크의 발언이 나온 뒤 얼마 후 페이스북 라이브를 통해 “회의론자나 종말론 시나리오를 선전하는 사람을 이해할 수 없다. 너무 부정적이며, 어떤 방식으로는 정말로 무책임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머스크는 “이 문제에 대한 저커버그의 이해는 매우 제한적”이라고 맞받아쳤다.

박세원 기자 sewon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