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살만한 세상] “미용실 함께 갈 때까지” 딸 위해 삭발한 엄마·아빠

입력 2018-03-24 08:48
사진출처=sohu

백혈병 치료를 받느라 머리카락이 빠져버린 10살 딸에게 용기를 주기 위해 내린 부모님의 결단이 따뜻함을 전하고 있다.

24일 중국 매체 소후에 따르면 허난성 뤄양시에 사는 소녀 리우창예(10)는 급성 골수성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반복적인 발열과 식도출혈, 쇼크 등으로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냈다. 백혈병의 여파로 빠져나가는 머리카락에 더 큰 고통을 겪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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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병 생활을 하면서 겪는 신체적 고통은 괴로워도 견딜 수 있었지만, 한 움큼씩 빠져나가는 머리카락을 보는 것은 강인한 리우의 마음을 쓰리게 했다. 그 때마다 리우는 스케치북에 아름답고 풍성한 머리카락을 찰랑대는 인어공주를 그리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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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리우를 바라보는 부모님의 마음도 아프긴 마찬가지였다. 리우를 위로할 방법을 고민하던 부부는 결국 딸과 똑같은 모습을 하기 위해 머리카락을 전부 삭발하기로 결심했다.

그들은 리우의 얼굴에 잠시라도 미소 짓게 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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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과 똑같은 헤어스타일을 하고 나타난 엄마, 아빠를 보며 리우는 토끼 눈을 하고 “아빠는 예전만큼 안 멋있고 엄마도 전보다 안 예뻐”라고 말했다.

엄마는 그런 리우를 꼭 안아주며 “건강해지면 다 같이 머리카락을 기르자”며 리우를 격려했다.

딸을 위해 쉽지 않은 결정을 내린 부부의 사연은 현지 매체를 통해 알려져 사람들에게 뭉클한 감동을 전했다.

비록 가족 모두가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서로에 대한 사랑으로 고통을 이겨내고 있다. 현재 중국 사회에서는 이들 세 가족을 위한 모금 운동을 진행 중이다.

[아직 살만한 세상]은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에 희망과 믿음을 주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힘들고 지칠 때 아직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가는 ‘아살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세요.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김동운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