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들 등장에 미술관 술렁… 자코메티展 찾은 이천수 김용준

입력 2018-03-24 07:24
개그맨 박휘순, 가수 김용준, 축구스타 이천수(왼쪽부터)가 지난 22일 ‘알베르토 자코메티 한국특별전’에서 작품을 관람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김지훈 기자

스타가 등장해서일까. 지난 22일 찾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은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로비에서는 축구스타 이천수(37), 그룹 SG워너비 출신 가수 김용준(34), 개그맨 박휘순(41)이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세 사람은 이곳에서 열리는 ‘알베르토 자코메티 한국특별전’을 관람하려고 미술관을 찾았다.

이들은 오후 1시30분부터 진행될 예정인 도슨트(docent·전시 해설사)의 작품 해설을 기다리고 있었다. 약속된 시간이 되자 이들은 일반인 관람객과 함께 1시간 남짓 작품을 관람했다. 도슨트의 설명에 귀를 기울이면서 진지한 표정으로 거장의 걸작선을 감상했다.

이천수 김용준 박휘순은 전시 주관사인 코바나컨텐츠 초청을 받아 전시장을 찾았다. 인터뷰는 이들이 전시장을 둘러본 뒤에야 진행할 수 있었다. 박휘순은 빡빡한 스케줄 탓에 인터뷰 자리엔 동석하지 못했다. 어쩔 수 없이 이천수와 김용준에게만 자코메티의 작품을 마주했을 때 기분이 어땠는지부터 물었다. 두 사람은 “아주 좋은 전시였다”며 말문을 열었다.

“사실 미술을 잘 몰라요. 하지만 작품을 보니 왠지 친근하더군요. 제가 과거 K리그에서 받았던 트로피와 모습이 비슷했어요. ‘트로피를 만들 때 자코메티 작품을 모방한 건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죠(웃음). 작품을 보면서 적지 않은 감동을 받았어요.”(이천수)

“자코메티라는 한 인간의 삶을 느낄 수 있었어요. 전시돼 있는 작품이 전부 좋았어요. 그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도 알 수 있어서 관람하는 내내 감격스러웠어요.”(김용준)

국민일보가 창간 30주년을 기념해 프랑스 ‘알베르토 자코메티 재단’과 공동 주최한 특별전에는 자코메티가 남긴 조각 회화 드로잉 120여점이 전시돼 있다. 특히 그의 전성기라고 할 수 있는 1960년 이후의 작품을 다수 만날 수 있다는 게 특별전의 특징이다.

그렇다면 이천수와 김용준에게 가장 인상적이었던 작품은 무엇이었을까. 김용준은 ‘로타르 좌상’을 꼽았다. 로타르 좌상은 사진작가 엘리 로타르를 모델로 삼아 조각한 작품으로 자코메티의 유작이다. 특별전에는 이 작품의 원본 석고상과 청동상이 나란히 전시돼 있다. 김용준은 “로타르 좌상의 눈을 봤을 때 위로를 받는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이천수는 “성냥갑 크기의 작은 조각들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코메티의 대표작인 ‘걸어가는 사람’도 언급했다. 그는 “미래를 위해 묵묵히 전진하라는 메시지가 담긴 것 같아 감명 깊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용준 역시 ‘걸어가는 사람’을 거론하면서 “작품의 뒷모습을 한참동안 바라봤다. 작가의 고뇌를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더 많은 사람들이 특별전을 찾아 감동을 느꼈으면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천수는 “미술을 잘 모르더라도 감동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용준은 “관람객들은 자코메티의 작품을 통해 인간의 본질이 무엇인지 고민해보게 될 것”이라고 했다.

박지훈 기자, 사진=김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