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수선한 가운데 고3으로서 처음으로 치른 시험인 3월 학력평가의 성적이 배포되었다.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학력평가 성적을 토대로 어떤 전형이 자신에게 유리한지를 탐색하며 고민하고 있다.
수험생 중에서도 가장 고민이 큰 것은 중상위권 학생들이다. 주요 대학들은 수능 2~3 등급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입시 전형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전형이 다양하고 평가요소가 각각 다르기 때문에 어떤 전형이 자신에게 유리한지 파악하기 어렵다. 게다가 중상위권 학생은 학교에서도 상대적으로 관심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입시 전략 수립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또한 중상위권 학생들은 수능, 내신, 비교과 어디에서도 내세울 것이 없는 경우가 많다. 주요 대학의 학생부 교과 전형은 내신 1등급 후반 이내, 학생부 종합 전형은 내신 3등급 이내에 들어야 한다. 내신과 비교과는 1학년부터 쌓아온 실적이기 때문에 고3 때 쌓은 실적으로 극복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논술전형은 그러한 중상위권 고3의 가장 확실한 대안이다. 수능은 재수생의 강세가 뚜렷한 전형이다. 그에 비해 논술전형에서는 고3이 재수생에 밀리지 않는다. 과거에 비해 줄어들었다고 하지만 서울 내 대학들은 여전히 수시 정원의 16.0%(8,902명)를 논술전형으로 선발한다.
분당 에픽논술 아카데미의 이현진 수리논술 강사는 “최근 몇 년간 수리논술 문제는 난이도가 꾸준히 낮아졌다. 교육과정 내 출제원칙을 준수하면서 까다로운 제시문이 줄었다. 수학적 직관을 요구하는 문제보다 풀이과정을 평가하는 문제가 증가하고 있다. 또한 한양대, 건국대 등 논술전형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폐지한 대학이 많다. 지금의 논술은 성실히 준비하는 학생에게 유리한 시험이다. 수능 수학 4등급의 학생들도 충분히 합격을 노릴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기본적으로 교과서에 나오는 증명은 스스로 정리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모의평가의 고난도 문항을 논술 형식으로 다시 풀어보는 것 역시 좋은 연습 방법이다. 처음부터 문제를 논술형으로 푸는 대신, 답을 먼저 구한 뒤에 논리적으로 설명을 배치하는 방법도 효과적인 전략이다. 문장으로 설명하는 것이 어렵다면 표 또는 그래프를 작성하여 답안에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수리논술은 수능 출제 범위뿐 아니라, 『수학I/II』, 『미적분I』의 내용도 등장한다. 고1 때 수학 교과에 소홀했다면 문제에 따라 전혀 손도 못 대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런 학생들은 수능 준비와 별도로 고1 교과에 대한 복습이 필요하다. 『확률과 통계』의 경우, 수능에서는 쉬운 문제가 출제되지만 논술에서는 까다로운 문제가 출제된다. 수리논술 기출문제를 활용한 별도의 학습이 꼭 필요하다”며 출제범위에 대한 조언도 있었다.
에픽논술 아카데미의 이현진 수리논술 강사는 연세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10년째 자연계 수리논술을 강의하고 있으며, 서초고, 세마고, 과천고 등 다양한 학교에서 수리논술 특강을 진행한 수리논술 전문가이다. 현재 분당 에픽논술 아카데미에서 수리논술 전임강사로 재직 중이다.
디지털기획팀 이세연 lovo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