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전 연예계 성상납 및 성폭력을 폭로하고 세상을 떠난 고(故) 장자연씨 사건을 다시 조사해달라는 내용의 청와대 국민청원이 참여자 20만명을 돌파했다.
“고 장자연의 한맺힌 죽음의 진실을 밝혀달라”는 제목으로 지난달 26일 올라온 이 청원은 23일 오후 4시 기준 20만6827명의 동의를 얻었다. 청와대는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내용 중 한 달 내로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은 안건에 한해 청와대 수석비서관 또는 관련 부처 장관이 의무적으로 답변하고 있다.
청원자는 “힘 없고 빽 없는 사람이 사회적 영향력, 금권, 기득권으로 꽃다운 나이에 한 많은 생을 마감하게 만들었다”며 “(영향력, 금권, 기득권을 가진 사람들이) 버젓이 잘 살아가는 사회가 문명국가라 할 수 있냐”고 꼬집었다. 이어 “어디선가 또 다른 ‘장자연’이 느꼈던 고통을 받지 않는다고 이야기할 수 있겠냐”고도 말하며 “우리 일상에 잔존하는 모든 적폐가 청산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자연은 2009년 3월 7일 경기도 분당의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망 전 매니저 A씨에게 남겼던 유서를 통해 자신이 연예계 생활을 하며 겪은 성폭력 및 성상납 관련 인사의 실명을 밝혀 장씨의 유서가 ‘장자연 리스트’ ‘장자연 문건’으로 불리기도 했다. 당시 경찰은 관련자 9명을 입건했으나 범죄 관련성이 확실하지 않다며 내사종결했다. 지난해 말 대검찰청 개혁위에서는 검찰과거사위원회가 이를 재조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한편 청와대는 지금까지 총 17개의 국민청원에 답변을 내놓았다. 장씨 관련 청원과 함께 현재 청와대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는 청원은 경제민주화, 연극인 이윤택의 성폭력 진상규명, 정부 개헌 실현 요구 등 총 5개다.
우승원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