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한국당 “몽둥이 필요한 미친 개” 발언에 “모욕감 넘어 참담”

입력 2018-03-23 13:40

자유한국당이 같은 당 소속 김기현 울산시장을 수사 중인 경찰을 맹비난하자 현직 경찰들이 “모욕감을 넘어 매우 참담한 심정”이라며 사과를 촉구했다.

경찰 내부 커뮤니티인 ‘폴네티앙’은 23일 입장문을 통해 “자유한국당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경찰을 대놓고 모독했다”며 “대한민국 경찰관을 ‘몽둥이가 필요한 미친 개’ ‘정권의 사냥개’로 만든 데 대해 14만 경찰관과 전직 경찰, 그리고 그 가족은 모욕감을 넘어 매우 참담한 심정”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법집행기관으로 성실하게 직무를 수행하는 경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법치주의의 근간”이라며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적법한 경찰 수사를 흔들어 대한민국의 법치주의를 훼손하려는 언행을 삼가주길 바란다”고 토로했다. 이어 “장 의원이 욕설수준의 표현에 14만 경찰과 경찰가족, 친지들은 돌이킬 수 없는 마음의 상처를 받았다”면서 “공개적이고 공식적인 사과를 바란다”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경찰이라는 자긍심을 가지고 열심히 근무하고 있으며 경찰도 엄연한 대한민국의 국민이고 주권자임을 명심해 그에 합당하게 존중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앞서 장제원 한국당 수석대변인은 22일 논평을 내고 김기현 울산시장에 대한 경찰 수사와 관련해 “경찰이 급기야 정신줄을 놓고 정권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닥치는 대로 물어뜯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권의 사냥개가 광견병에 걸렸다. 미친개는 몽둥이가 약”이라고 맹비난했다.

울산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지난 16일 지역의 한 아파트 건설공사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한 혐의로 울산시장 부속실과 건축 관련 부서 등 시청 내 사무실 5곳을 압수수색했다. 김기현 시장은 6월 지방선거에서 무난히 당선될 당내 인물로 꼽혔지만 경찰 수사로 위기를 맞게 됐다.

이현지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