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연극인들에게 상습적으로 성폭력을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는 연출가 이윤택(66)씨가 23일 법원에 출석했다. 서울중앙지법 이언학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30분 이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었다.
오전 10시16분쯤 서울중앙지법에 나온 이씨는 기자들과 만나 “죄송하다. 성실히 (영장심사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마음으로 죄송하게 생각한다. 손해배상을 포함해 죄를 달게 받겠다”고도 했다.
이씨는 그러나 자신의 혐의를 전부 인정하지는 않았다. 그는 폭행이나 협박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사실도 있고 왜곡도 있다”며 “그런 부분은 진실을 밝히겠다”고 했다. 피해자 회유 시도에 대해서도 “피해자 회유 시도는 제가 혼자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1999년부터 2016년 6월까지 극단 단원 등 여성 연극인 17명에 대해 총 62건의 성폭력을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중 구속영장에 적시된 범죄사실은 2010년 4월~2016년 6월 8명을 대상으로 저지른 24건이다.
서울경찰청 성폭력범죄특별수사대는 21일 이씨에 대해 상습강제추행 혐의 등을 적용해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고, 검찰은 즉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씨의 구속 여부는 이르면 23일밤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