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반격, “돼지고기 와인 등 미국산 128개 품목에 보복 관세”…불붙는 미·중 무역 전쟁

입력 2018-03-23 11:10
AP뉴시스

미·중 무역 전쟁이 격화되고 있다. 미국이 중국 수입품에 대규모 관세를 물리겠다고 예고하자 중국도 대대적인 반격에 나섰다.

중국 상무부는 23일 대변인 성명을 통해 미국산 돼지고기와 와인, 과일, 철강 등 128개 품목에 대해 보복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30억 달러(약 3조2400억원)에 이르는 규모다.

상무부 관세 부과 리스트를 15%의 관세를 부과하는 제1 부문과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제2 부문 등으로 나눠 발표했다. 제1 부문에는 신선 과일, 건조 과일, 견과류, 와인, 미국산 인삼, 강관(철강 파이프) 등 120개 품목이 포함됐다. 지난해 통계에 따르면 제1 부문 품목의 총 수입액은 9억7700만 달러(약 1조 565억원)에 달한다. 제2 부분은 돈육과 돈육제품, 재활용 알루미늄 등 8개 품목으로 전체 수입액은 19억9200만 달러(약 2조1527억 상당)에 달한다.

상무부는 “이번 조치는 미국이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 결과에 따라 철강과 알루미늄에 각각 25%, 10%의 관세를 부과하는 데 대한 손해를 메우기 위한 대응”이라며 “국민 대중의 전체 의견을 수렴해 이 같은 조치를 내렸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이 국가안전을 이유로 이와 같은 조치를 한 것은 사실상 세이프 가드 조치와 같다”면서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보장조치협정’ 규정에 따라 이 같이 조처했다”고 주장했다.

상무부는 우선 제1 부분 품목에 대한 조처에 나선 뒤 영향을 지켜본 뒤 제2 부문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상무부는 양국 간 무역분쟁은 대화로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높은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의 대미 투자를 제한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관세 대상 품목은 신발과 의류, 가전 등 100여개에 달한다.

워싱턴 주재 중국대사관은 바로 성명을 통해 “미국이 무역전쟁을 시작한다면 중국은 정당한 이익을 지키기 위해서 모든 필요한 조치를 하면서 끝까지 싸울 것”이라며 “미·중 무역관계를 위험에 처하게 함으로써 미국은 결국 스스로가 상처를 입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