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작가가 이명박 전 대통령의 구속 수사에 관한 입장을 밝혔다.
22일 방송된 JTBC 교양프로그램 ‘썰전’에서 김구라는 유시민 작가와 박형준 교수에게 “이명박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 청구에 대해 예상했냐”고 질문했다. 유 작가는 이에 “내가 ‘썰전’을 하는 2년 반 내내 구속 수사에 대해 보수적인 입장을 취했다”면서 “두 가지 이유가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유 작가는 “구속 수사는 수사상 필요에 의해 행해지는 것이지 형벌이 아니다”라며 “그런데 과거부터 정부가 마음에 안 드는 일을 하는 사람에 있어서 ‘나쁜 놈이니까 잡아 가둬야 돼’라며 구속 자체를 유죄 선고받은 죄인한테 형벌을 주는 것처럼 운용했다. 이는 구속 제도 취지가 맞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피의자를 인신구속할 때는 법적으로 불가피한 건지 따져야 한다”며 “많은 비난을 받고 있는 피의자 경우에도 더욱 엄격히 이런 원칙을 적용해 선량한 시민들이 부당하게 구속되지 않길 바라는 취지로 말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 작가는 “두 번째는 개인적인 이유”라면서 “이 전 대통령도 홍준표 대표도 자꾸 정치보복이라고 하는데, 논리적으로 말이 안 되고 개인적으로는 그런 말 듣기 싫다”고 말했다. 이어 “복수를 하고 싶다. 그런데 이건 감정이지 않냐”면서 “복수는 그렇게 하는 게 아니고 문재인 대통령이 나라를 잘 운영하고 퇴임할 때 많은 국민들이 ‘벌써 끝났냐, 아쉽다’ 이런 말을 들으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에 가서 임무 수행 잘 하고 왔다고 말하는 게 저희가 생각하는 복수다”라고 설명했다.
서울중앙지법 박범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2일 밤 장시간 서류심사 끝에 이 전 대통령에 대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박 부장판사는 “범죄의 많은 부분에 대하여 소명이 있고, 피의자의 지위, 범죄의 중대성 및 이 사건 수사과정에 나타난 정황에 비추어 볼 때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구속사유를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은 23일 새벽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순실씨,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수감된 서울동부구치소에 입소했다.
이현지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