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금리 역전된 날… 시장은 ‘불확실성 해소’로 봤다

입력 2018-03-23 07:07
미국 기준금리 인상으로 한·미 금리 역전이 발생했지만 국내 금융시장에 영향은 크지 않았다. 22일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지수가 전날보다 11.05포인트 오른 2496.02를 나타내고 있다. 뉴시스

시장은 미국의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인상 결정을 통화정책 불확실성 해소로 받아들였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현재 경기를 호조세로 진단하고 연내 기준금리 인상 전망도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투자 심리는 활발해졌다. 다만 공이 다음 달 발표될 경기지표로 넘어갔기 때문에 상승폭은 제한됐다.

코스피지수는 22일 0.44% 오른 2496.02에 장을 마치며 미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나타났던 조정세·관망세에서 벗어났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영국 이코노미스트 등 일부 전문가가 ‘FOMC 위원들 중 다수가 연내 4회 금리 인상론을 피력할 것’이라고 분석해 불안감이 컸었는데 우려가 불식됐다”고 봤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통상압력이 점차 강화되면서 증시 상승폭은 한정됐다”고 덧붙였다.

연준이 미국 국내총생산 성장률 전망치를 올리면서 정유 관련 경기 민감주들이 상승세를 보였다. 정유가 포함된 화학업은 0.45% 상승했다. 금리인상 수혜주인 금융업도 0.66% 올랐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불확실성 불식에 따른 증시의 ‘안도감’ 효과가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강재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FOMC 위원 중 연내 4회 금리인상을 주장한 위원 수가 지난번보다 늘었다”며 “금리인상 횟수가 바뀔 수 있을 거란 중기적 불확실성은 여전하다”고 분석했다. 다음 달 공개될 미국 임금·물가 관련 지표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시장의 안도감 지속 여부가 결정된다는 것이다.

통상 금리인상에 오름세를 보이는 채권금리도 이날 하락했다. 김상훈 KB증권 연구원은 “이미 채권 금리에 기준금리 인상 예상치가 반영돼있었기 때문에 결과 확인 후 하락했다”며 “외국인들은 국채 선물과 현물 모두 매수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한편 코스닥지수는 오후 2시30분부터 급락해 1.57% 떨어진 871.62에 마쳤다. 신라젠(-9.86%) 바이로메드(-5.44%) 티슈진(-5.74%) 등 바이오주 급락이 지수를 끌어내렸다. 시장에선 특정 바이오종목의 임상실험 중단 루머와 함께 외국계 바이오주 전용 펀드가 청산된 것이 대량 매도세로 이어졌다고 전해졌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