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 띠며 담담했던 이명박의 17분… 아들 이시형은 눈물

입력 2018-03-23 05:00
서울 논현동 자택에서 나와 동부구치소로 향하는 이명박 전 대통령과 눈물을 흘리며 아버지를 배웅하는 아들 시형씨. 뉴시스

전직 대통령으로 헌정사상 네번째로 구속된 이명박 전 대통령은 호송차에 오르기 전 옅은 미소를 보였다. 그는 서울 논현동 자택 앞에 모인 측근들에게 악수를 청한 뒤 가족들에게 손을 흔들어 마지막 인사를 했다. 법원의 구속영장 발부 1시간 만에 서울동부구치소로 향했다.

이 전 대통령은 23일 0시1분께 자택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법원의 구속영장 발부가 결정된 지 50여분 만이었다. 검찰의 호송차량은 전날 밤 11시45분 자택에 도착했고, 5분 만에 영장을 집행했다.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23일 오전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에서 나와 동부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뉴시스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23일 오전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에서 나와 동부구치소로 향하며 측근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흰색 와이셔츠에 회색빛 넥타이를 메고 남색 외투를 걸친 이 전 대통령은 별다른 입장 표명없이 호송차에 몸을 실었다. ‘국민들에게 한 말씀 해달라' ’심경이 어떤가' '정치보복이라 생각하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함구한 채 가족들을 향해 한 차례 손을 흔들었다. 담담한 이 전 대통령과는 달리 아들인 이시형씨가 눈물을 흘리며 아버지를 배웅했다.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아들 시형 씨가 23일 오전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 앞에서 울먹이고 있다. 뉴시스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아들 시형 씨와 측근들이 23일 오전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 앞에서 울먹이고 있다. 뉴시스

이 전 대통령의 차량은 논현동 자택에서 학동역을 지나 잠원IC, 한남IC를 거쳐 올림픽대로에 진입했다. 이 전 대통령이 탄 차량 일행은 올림픽대로에서 빠져나와 동부간선도로를 통해 문정동 동부구치소에 도착했다.

서울동부구치소 정문을 통과한 시간은 0시18분이었다. 논현동 자택에서 서울동부구치소까지 걸린 시간은 약 17분이었다.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23일 오전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에서 나와 동부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뉴시스

이 전 대통령의 입장은 구속영장이 발부되자마자 페이스북에 납겼다. 이 전 대통령은 페이스북에 친필로 쓴 편지를 올리고 "바라건대 언젠가 나의 참모습을 되찾고 할 말을 할 수 있으리라 기대해본다"며 "나는 그래도 대한민국을 위해 기도할 것"이라고 심경을 밝혔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