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의 구속 여부를 가리는 법원의 영장실질심사가 진행 중인 22일 밤 이 전 대통령의 서울 논현동 자택 앞은 적막감이 감돌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불참하기로 하면서 법원은 서류심사로 구속 여부를 판단키로 했다. 이에 따라 이 전 대통령은 자택에서 대기하면서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높은 담장 너머로 보이는 이 전 대통령 자택 창문엔 커튼이 굳게 내려져 있다.
8만 쪽이 넘는 자료를 검토 중인 법원의 고민이 길어지는 만큼 밤이 깊어지면서 이 전 대통령 측근들이 속속 자택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이재오 전 장관과 맹형규 전 장관, 이동관 전 수석을 비롯해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도 자택을 찾았다. 오후 한때 김황식 전 국무총리와 김효재 전 청와대 정무수석도 모습을 드러냈다.
이 전 대통령 자택 앞은 경찰 경비인원과 함께 100명이 넘는 취재진이 법원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또 시민단체 회원들이 이 전 대통령 구속을 촉구하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이 전 대통령 지지자는 지난 14일 검찰 소환조사 때와 마찬가지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법원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검찰이 제출한 8만 쪽이 넘는 서류를 검토 중인 박범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저녁식사도 거른 채 심사에 몰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통령 측은 다스 관련 혐의는 이미 공소시효가 지났고, 금품수수 또한 상당 부분 이 전 대통령 당선 전에 이뤄져 뇌물이 아닌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공소시효가 지났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해 3월30일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했을때보다는 법원의 판단이 빨라질 가능성이 있다. 검찰과 변호인, 피의자 주장을 듣는 심문이 진행되지 않기 때문이다.
박 전 대통령 경우 구속 전 피의자심문은 8시간40분으로 역대 최장 시간이 걸렸다. 영장은 다음날인 31일 새벽 3시께 발부됐다.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하면 이 전 대통령은 자택에서 곧바로 서울 문정동 서울동부구치소로 이동해 수감된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