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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등학교 여학생들이 너무 작고 속이 비치는 ‘슬림핏 교복’ 때문에 힘들어한다고 노컷뉴스가 지난 11일 보도했다. 특히 하복 셔츠는 짧은 기장 탓에 책상에 엎드리면 셔츠가 올라가 맨살이 드러나고 가만히 있어도 속옷이 비칠 정도로 얇다.
교복업체가 만든 여학생 슬림핏 교복은 아동복보다 작았다. 최근 유튜브에서 인기를 끈 ‘교복입원프로젝트’ 영상을 보면 키 170㎝ 가슴둘레 94㎝ 기준인 여학생 교복 셔츠와 7~8세용 15호 아동복 사이즈를 비교했는데, 가로 폭은 비슷했고 기장은 아동복보다 훨씬 짧았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이미 여학생들의 교복 디자인을 개선해달라는 청원이 수십 건 올라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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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여학생 교복 디자인에 문제가 있다는 걸 공감하면서도 권한이 없다는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생 복장은 학교 자치의 영역이라 교육부 차원이 아닌 단위 학교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며 “정부가 교복 디자인까지 간섭하는 건 시대와 맞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 현행법엔 교복 관련 규정 자체가 없고, 교복 착용 여부와 디자인 등은 개별 학교가 자체적으로 정해 시행하고 있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학생들이 줄인 옷을 선호하기 때문에 교육업체도 슬림핏으로 만들어 팔고 있는데 그걸 정부가 ‘팔지 말라’고 할 수는 없지 않느냐”며 “업체에서 옷을 작게 만드는 것까지 조절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실생활에서 불편함을 느끼는 학생들이 지속적으로 문제제기를 하는 ‘슬림핏 교복’ 문제에 대해 정부가 직접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문제가 있는데도 교육부가 손을 놓고 있기 때문에 (교복 문제가) 붕 뜬 상황”이라며 “학생 인권 차원에서 복장 문제 해결책을 생각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선유중 안유민양은 “사복을 입되 노출이 심한 옷은 자제하자는 등의 규정을 정했으면 좋겠다”고 했고, 영등포여고 윤승미양은 “교복을 교복답게 만들어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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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혁 기자 marquez@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