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와 안철수. 지난해 5월 19대 대선에서 각각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 후보로 출마했던 두 사람은 나란히 낙마했다. 1년 가까운 시간이 지나 6·13 지방선거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 ‘전(前) 대선후보’인 두 사람을 둘러싸고 ‘서울시장 출마’ 요구가 나오고 있다.
한국당 ‘반홍(반홍준표)’ 중진 의원들은 22일 회동을 갖고 홍 대표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①민주적 당 운영 ②진중한 언행 ③지지율 제고책 마련 ④인재영입 전력투구 등 4가지를 공개 요구했다. 이 자리에서는 홍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론도 제기됐다. 정우택 의원은 “당장 ‘서울시장에 나가라, 말라’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천하의 인재를 못 구하면 홍 대표 스스로 (서울시장 선거에) 나갈 수 있다는 결기를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홍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를 직접적으로 촉구한 것은 아니지만, 인재영입 난항을 책임지라는 뜻이다. 실제 한국당이 서울시장 후보로 영입하려 했던 이석연 전 법제처장과 홍정욱 전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은 줄줄이 불출마를 선언했다. 다만 당내에서 홍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 목소리가 지배적인 것은 아니다. 홍 대표 스스로도 ‘서울시장 직접 출마론’을 자신을 향한 음해로 여기며 부정하고 있어 실제 출마 가능성은 낮다.
반면 최근 당무에 복귀한 안철수 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장은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이 홍 대표 경우보다는 높다. 안 위원장 측은 “검토 중”이라며 아직 출마 여부를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당내 요구가 커 이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전국적인 인지도를 갖고 있어 바른미래당으로서도 지방선거 흥행을 위한 카드로 꼽힌다.
다만 당선 낙관을 어렵게 하는 지점이 많다. 개인 경쟁력에 비해 당 지지율이 여전히 바닥권을 면치 못하고, 대선 기간에 희화화되면서 입은 흠집이 적지 않다. 야권이 분산된 것도 무시할 수 없다. 일각에선 야권연대 목소리가 나오지만, 창당할 때 공언한 ‘한국당 극복’ 명분을 스스로 깨야 하는 딜레마에 처한다. 이와 관련해 친안계(친안철수)에서는 바른미래당이 지지율 약세 상황에서 지도부가 안 위원장을 희생양으로 쓴다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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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