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산업의 임원이 하청업체 대표에게 자식 결혼식 축의금으로 1억원을 요구했으며, 축의금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한 하청업체에게는 부당한 압력을 행사한 사실이 알려졌다.
2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는 33년 동안 '대림산업'의 하청일을 맡아온 한수건설의 박수웅 대표가 출연해 건설사의 현장 소장과 임직원들의 갑질을 폭로했다.
박 대표는 대림산업에서 14년간 근무하다 퇴직하고 한수건설을 설립한 후 1984년부터 2015년까지 하청업체로 일해 왔다.
박 대표는 하청업체가 설계 변경을 하려면 현장 소장들에게 돈을 줄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많게는 수천만원, 수억원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그는 “기존에 나와 있는 설계도처럼 하면 (공사를 진행) 할 수 없는 경우가 있는데 그러려면 현장 소장이 변경 승인을 해 줘야 된다”며 “현장 소장들이 추가 공사비에 대해서 설계 변경을 해 주겠다고 돈을 달라고 요구한다”고 말했다.
사회자가 “어떤 방식으로 돈을 건넸냐”고 묻자 박 대표는 “돈은 5만원권을 상품권 봉투에 넣어서 스카치테이프로 붙여가지고 다른 사람이 뗄 수 없게 안 보이게 돌돌 말아서 줬다”고 답했다.
박 대표는 이어 “매월 돈을 달라고 하고 가끔 달라고 하고 추석, 명절, 설 때도 달라고 한다. 안 주면 다음 공사도 안 주고 본사 점수도 잘못 매겨서 입찰도 못 하게 하고 등록도 취소시키고 했다”며 “한 현장 소장은 자기 딸이 대학교에 들어갔는데 차량이 필요하다고 차량을 요구했다. BMW를 사줬다”고 폭로했다.
박 대표는 또 “대림 사장, 본부장 정도 되는 사람들의 아들이 결혼하면 1억 정도(축의금) 해야 된다고 했는데 돈이 없어서 2000만원밖에 못했다”며 “2000만원 줬다니까 대림 직원이 ‘한수는 이제 대림에서 공사 못한다’고 얘기했다. 실제로 이후 공사를 못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너무 억울해서 본사 임원한테 몇 번 얘기도 했다. 그런데 임원이 ‘현장 소장들이 돈 좀 뜯어먹고 도망가려 하는데 어떻게 하겠느냐. 알아서 해라. 알아서 돈을 주든지 안 주든지 네가 알아서 해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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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