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변한 아베 “정상회담 하자” 北에 전달… ‘재팬 패싱’ 우려

입력 2018-03-22 11:48
뉴시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의 만남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도통신은 복수의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아베 총리가 북일 정상회담을 희망한다는 의사를 여러 경로를 통해 북한 측에 전달했다고 21일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일본 정부가 2002년 9월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방북 당시 합의한 ‘북일 평양선언’을 근거로 정상회담의 필요성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선언에는 양측이 합의한 국교 정상화 및 경제협력 등의 내용이 담겼다. 아울러 일본인 납치 문제와 핵·미사일 개발 문제 논의도 요구하겠다는 입장이다.

아베 총리는 지난 16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북일 정상회담 개최 의욕을 드러낸 바 있다.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삼아 북일 대화를 기대한다고 밝힌 것이다.

이처럼 아베 총리가 북한과의 대화에 의욕을 나타낸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주요 현안인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한 근본적인 판단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일본과 함께 대북 강경 태도를 고수하던 미국의 ‘대화 모드’가 최근 급물살을 타자, 동시에 일어난 ‘재팬 패싱’을 우려한 결과라는 게 지배적이다. 한반도 문제에서 배제되며 겪는 외교적 고립을 북일 정상회담으로 타개하려 한다는 해석이다.

한편 문 대통령은 21일 남북정상회담준비위원회를 열어 남북미 3국 정상회담을 언급했다. 그는 “남북 정상회담이 판문점에서 개최되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지만, 이어 열리는 북미 정상회담은 회담 자체가 세계사적인 일”이라며 “진전 사항에 따라서는 남북미 3국 정상회담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문지연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