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고발자 크리스 와일리, ‘트럼프 오른팔’ 배넌 페이스북 정보유출업체 부사장 역임

입력 2018-03-21 17:48 수정 2018-03-21 20:33
AP 뉴시스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후보의 핵심 참모였던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가 페이스북 정보유출 논란을 일으킨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의 실질적인 수장이었다는 주장이 20일(현지시간) 제기됐다.

CA에서 리서치 담당관으로 일하다가 2014년 말 회사를 떠난 크리스 와일리는 이날 워싱턴포스트를 통해 “배넌이 CA의 임원으로 회사 전략에 깊이 관여했으며, 2014년 페이스북 프로필을 포함한 정보 수집을 위해 100만 달러(약 11억원)를 집행하는 내용의 지출안을 승인한 장본인”이라고 밝혔다.

그는 “배넌이 CA의 최고경영자인 알렉산더 닉스의 상관”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당시 (회사의) 모든 사안은 배넌의 승인을 거쳐야 했다”며 “(CA의 최고경영자인) 닉스조차 배넌의 승인 없이 돈을 쓸 수가 없다”고 전했다.

배넌은 트럼프 대통령의 수석전략가로 발탁되기 3년 전 트럼프 대통령 후원자이자 억만장자인 로버트 머서의 자금을 지원받아 CA 창립 과정에 참여했다. 2014년 6월부터는 CA 부사장 등으로 근무하다 2016년 8월 트럼프 후보 대선 캠프로 옮겨간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후 트럼프가 대선에서 승리하자 백악관 수석전략가라는 타이틀로 입성했다.

또한 와일리는 배넌의 딸 레베카가 2014년 페이스북 데이터 수집 계획을 논의한 컨퍼런스 콜에도 참여했다고 밝혔다. 다만 두 사람이 정보 수집 방식에 관한 세부사항까지 알았는지는 불분명하다고 덧붙였다.

파문이 커지자 페이스북 주가는 월요일 장중 6.77%나 빠져나가면서 시가총액 401억 달러(약 43조원)가 사라졌다. 이에 대해 페이스북 측은 디지털 포렌식 회사를 고용해 CA에 대한 자체 조사를 벌인다고 밝혔다.

신혜지 인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