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 연예인 평양 공연 예정돼 있지만…데일리NK “북한 한류 통제 강화”

입력 2018-03-21 17:12
북한에서 유행하고 있는 영상 재생기 노트텔과 mp4. 데일리NK

남한 예술단의 북한 공연 예정 등 남북 교류가 활성화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북한 내부에서는 한류(韓流) 통제가 오히려 강화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북한 당국이 자본주의 ‘황색바람’ 요소가 주민들에게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가차 없는 처벌을 강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 전문매체 데일리NK는 21일 “북한 당국이 학생들 사이에서 퍼지는 한류를 차단하기 위해 일부 학생에 ‘소년 교양소’(우리의 소년원) 송치 처분을 내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외부 세계의 정보를 습득할수록 반체제 사상을 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엄중한 처벌을 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매체는 소식통들을 인용, 김정은 집권 이후 지속된 강력한 처벌로 확산되던 한류도 주춤하는 모양새라고 전했다. 평안북도 소식통은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이제 한국 드라마는 109그루빠(그룹, 외부 영상 유통 및 시청 감시조)가 쌍심지를 키고 있으니 다들 무서워서 안 보려고 한다”면서 “단속원들이 최첨단 기기까지 동원한다는 소문도 퍼져 있는 상황에서 누가 한국 영화를 보려고 하겠나”라고 말했다.

양강도 소식통도 “이제는 한국 드라마 판매 및 대여해주는 장사꾼들이 (예전에 비해) 80%는 사라진 것 같다”면서 “한국 영상을 취급하느니 차라리 마약을 하겠다는 사람들이 늘어난다”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 “돈만 있으면 언제든 한국 드라마를 접할 수 있었는데 이제는 그것도 옛말이 됐다”면서 “이제는 보위부나 단속원들만 대놓고 보고 일반 주민들은 은밀한 방법을 통해서만 한국 드라마를 볼 수 있다”고 부연했다.

심지어 북한 당국이 중국 영화 및 드라마에 대한 단속도 강화하고 있다고 한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 적극 동참하고 있는 중국에 반발해 이들에 대한 경계심을 가질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느닷없이 인도 영화가 한때 유행하기도 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평양 소식통은 “다른 걸 다 막으니 어쩔 수 없이 인도 영상이라도 보려는 주민들이 많았다”면서 “그러나 나름 재미는 있지만 정서에는 맞지 않으니 얼마 안 가 시들해지고 말았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또 “철저히 당국이 입맛에 맞는 영상만 보게 하려는 것 같다”면서 “김정은 입장에서는 성공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남한 예술단은 오는 31일 평양을 방문해 4월 3일까지 나흘간 머물며 동평양대극장과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총 2회 공연할 예정이다. 예술단 인원은 총 160여명 규모다. 조용필 외에 최진희·이선희··윤도현·백지영·레드벨벳·정인·서현·알리 등 인기 대중가수들이 대거 포함됐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