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소셜미디어 커뮤니티 운영자가 구독자 수를 늘려고 연예인 루머를 직접 생산해 큰 논란을 빚고 있다. 성추행 폭로 사건 이후 사망한 배우 조민기의 가짜 음란 대화는 물론 걸그룹 AOA의 설현의 나체 합성 사진을 제작하거나 유포한 것이 모두 소셜미디어 운영자의 자작극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좋아요’에 혈안이 된 이들을 강력하게 처벌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게 나오고 있다.
설현의 소속사 FNC엔터테인먼트는 19일 설현의 얼굴에 부적절한 사진을 합성해 유포한 이들을 고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FNC는 16일 저녁부터 설현의 얼굴을 합성한 음란 사진이 카카오톡 메신저 등을 통해 퍼지는 것을 인지했다고 밝혔다. 또 여러 커뮤니티에 설현을 모욕하는 댓글이 달리는 정황을 포착했다고 덧붙였다.
FNC는 "합성사진을 제작하는 것은 물론, 허위 사실과 함께 이를 유포하는 모든 행위에 대해 강력하게 법적 조처를 할 것"이라며 "제작자와 유포자를 찾아 엄중하게 처벌받도록 할 것이며, 이로 인해 명예를 훼손하는 사안에 대해 어떠한 선처도 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소속사에서 확인한 대로 최근 커뮤니티에는 ‘설현의 옛 남자친구 휴대전화에서 알몸 사진이 유출됐다’는 식의 글이 퍼졌다. 특히 한 페이스북 페이지는 합성한 사진을 버젓이 올리면서 한술을 더 떴다. ‘추가로 사진을 더 공개하겠다’는 말을 덧붙인 것이다. 단 ‘좋아요’가 많아지면 그러겠다는 단서 조항을 달았다.
이전에도 연예인들은 부적절한 합성 사진으로 적지 않은 피해를 봤다. 그러나 설현의 노출 사진이 더 큰 문제인 것은 청소년의 접근이 쉽지 않은 성인사이트 등 일부 폐쇄적으로 운영되는 곳을 통해 퍼지지 않고, 페이스북과 같은 공개적인 곳에 올라왔다는 점이다. 또 합성이라는 설명을 하기는 커녕 ‘전 남자친구 휴대폰에서 유출됐다’ ‘합성이 절대 아니다’는 식의 그럴듯한 거짓말을 덧붙였다.
최근 페이스북에는 자극적인 내용의 게시물로 구독자 수를 늘리려는 페이지가 늘고 있다. 가짜나 조작으로라도 ‘좋아요’를 구걸하는 것이다. 이들이 ‘좋아요’에 목매는 이유는 좋아요가 늘어 구독자 수가 많아지면 이들 페이지에 광고가 늘기 때문이다. 좋아요가 많아질 수록 광고 단가도 올라간다.
‘조민기 음란 카톡’이라며 배우 조민기가 살아 생전 퍼졌던 카카오톡 메시지 대화창도 한 페이스북 페이지가 조작한 것으로 알려져() 크게 논란이 됐다. 조민기가 사망한 이후 여러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조작 논란이 일자 이 페이스북 페이지는 30만명에 달하는 구독자를 버리고 계정을 폐쇄했다.
연예인을 볼모로한 페북 ‘좋아요’ 낚시가 자작극으로까지 악용되자 이들을 제대로 처벌해야한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자극적인 콘텐츠를 생산하고, 나중에 아님 말고 식으로 ‘먹튀’ 하는 운영자를 막을 방법을 강구해야한다는 것이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