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에서 중국발 미세먼지와 국내 미세먼지 간 관계를 과학적으로 입증하는 데 성공했다. 향후 국내외 정책수립에 자료로 활용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20일 한국표준과학연구원 가스분석표준센터 정진상 책임연구원팀은 중국 춘제기간 동안 국내 전역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51-100 μg/m³) 수준인 것을 발견, 미세먼지의 화학적 조성을 분석해 춘절 불꽃놀이에 사용한 폭죽과의 상관관계를 최초로 규명했다고 20일 밝혔다.
그동안 중국 당국은 한국 미세먼지가 중국에서 날아왔다는 데 과학적 입증이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이전까지는 국내 미세먼지가 중국에서 발생했다는 것을 입증하기 어려웠다. 기존에는 미세먼지의 화학적 조성을 분석하는 방법이나 위성영상을 증거로 활용했다. 그렇지만 화학적 조성은 한·중 양국 모두 산업, 농업 성격이 비슷해 유사한 물질을 배출하기 때문에 발생지를 입증할 수 없었다. 위성영상도 대기 흐름을 거시적으로만 제공하고 실제 관측치와는 오차가 큰 경우가 있어 정확도가 부족했다는 평가였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중국 춘절 기간 동안 발생하는 폭죽 배출 물질에 주목했다. 연구진은 “미세먼지를 구성하는 물질인 칼륨과 레보글루코산 중 칼륨 수치만 올라가는 경우 폭죽 연소로 발생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전했다. 2017년 1월 말 중국 춘절이 시작되면서 국내 미세먼지 지수는 ‘나쁨(51-100 μg/m³)’ 수준에 머물렀고, 이 기간 국내 대기에서 칼륨 농도는 평소보다 7배 이상 높아졌지만 레보글루코산 농도는 변화가 없었다. 중국에서 발생한 폭죽 배출 물질이 국내 대기질에 영향을 주었다는 근거다.
정진상 책임연구원은 “이번 연구를 통해 중국에서 배출된 초미세먼지가 장거리 이동해 한반도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증명했다”며 “동북아 미세먼지 저감에 대한 중국과의 협력연구 및 정책수립 과정에서 중요한 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대기환경’ 4월호에 게재된다.
김종형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