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말로 예정된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정부가 ‘판문점 사전답사’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정상회담 날짜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장소는 특사단 방북 당시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으로 합의됐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북한 통치자로서 사상 처음 남한 땅을 밟게 된다. 역사적 회담을 위해 이미 현장 준비를 시작한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21일 “판문점 사전답사를 이미 하고 있다”며 “평화의집 면적과 구조를 파악해야 회담 시설을 어떻게 설치할지 결정할 수 있어서 그런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프레스센터는 어디에 설치해야 하는지, 메인 회담장은 어떻게 배치해야 하는지 등을 결정하기 위해 현장을 파악하는 작업이란 것이다.
일부 언론은 “남북정상회담을 한미연합훈련 종료 직후인 4월 29일에 개최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대북 소식통을 인용해 이 같이 전하며 한·미 군 당국은 독수리훈련을 4월 1일부터 4주간 실시한다고 밝혔고 이는 4월 28일 종료된다고 덧붙였다. 훈련이 진행되는 가운데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는 상황을 피하려 ‘29일’ 개최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청와대 측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남북정상회담준비위원회 2차 전체회의에 직접 참석해 분과별 진행사항을 보고받는다. 지난 15일 출범한 남북정상회담준비위는 16일 1차 전체회의를 열고 남북 고위급회담을 이달 말 추진하겠다는 것과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30~40명의 자문단 구성 계획을 밝혔다.
두 번째 회의에서는 준비위 산하의 의제·소통홍보·운영지원 등 3개 분과별로 그동안 진행해온 작업의 결과물을 공유할 것으로 전망된다. 남북 정상회담까지의 시간이 촉박한만큼 사전회담 성격인 남북고위급회담의 정확한 개최 날짜를 도출할 가능성도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번 1차 회의 때 3개 분과별로 역할을 나눴다"면서 "지난 6일 동안 각 분과별로 진행해 왔던 내용들을 구체적으로 대통령께 보고를 드리고 그와 관련해서 대통령의 결정을 받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2차 회의를 통해 남북정상회담 날짜가 도출될 가능성에 대해 "우리가 언제하자고 제안할 수는 있지만 아직 (북측에) 제안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라며 "(특정 날짜를) 북측에 제안하겠다는 정도의 발표는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달 말 평양 공연을 앞둔 160여명 규모의 예술단 산하 실무지원단에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 포함된 것과 관련해선 "탁 행정관이 지난번 현송월이 내려왔을 때 장소 섭외, 공연을 돕는 일을 했다"면서 "이번에 그 경험을 다시 공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