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또 읽고… 文대통령, 개헌안 3회독 했다

입력 2018-03-21 02:50
사진=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은 대통령 개헌안 전문 발표 전날인 19일 밤 11시까지 참모들과 함께 개헌안 자구(字句) 수정을 거듭했다. 국민헌법자문특별위원회로부터 개헌 자문안을 보고받은 지난 13일부터 1주일간 임종석 비서실장과 조국 민정수석, 한병도 정무수석을 비롯한 참모진과 개헌안을 집중 검토한 것도 세 차례였다. 이때마다 개헌안에 대한 독회(讀會)도 이어졌다. 참모들이 “대통령 시간을 이렇게 많이 빼앗아도 되는지 걱정”이라고 할 정도로 매번 장시간 회의였다고 한다.

진성준 청와대 정무기획비서관은 20일 “대통령을 모시고 치열한 토론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했다”며 “임 비서실장, 조 수석 등과 함께 독회를 진행했고, 매번 심도 있는 논의와 토론이 있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빽빽한 공식일정 속에서도 틈틈이 개헌안을 챙겼다.

청와대 관계자는 “기본권의 주체를 국민에서 사람으로 확대하는 문제에 상당한 반대 여론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그러나 천부인권적 기본권은 모든 사람에게 확대해야 한다는 게 대통령의 확고한 소신”이라고 말했다.

독회 과정에선 치열한 논쟁도 벌어졌다고 한다. 진 비서관은 “헌법 전문을 구체적으로 검토하니 미세한 차이 때문에 논쟁이 발생했다”며 “정부 형태나 권력구조, 헌법기관 간의 권한 조정과 관련해서도 상당한 토론이 있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날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19일 개헌안 관련 내부회의 사진을 공개했다. 문 대통령과 임 실장, 조 수석, 한 수석 등이 참여했다. 김형연 법무비서관은 왼쪽 엄지손가락에 문서를 넘길 때 쓰는 골무를 끼고 있었다. 주로 판사들이 재판 기록을 볼 때 사용하는 도구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