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인 줄 몰랐다" 취객 치어 숨지게 한 뺑소니범의 변명

입력 2018-03-21 01:18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술에 취해 도로에 쓰러져 있던 40대 남성을 잇따라 차로 치고 달아난 범인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 이천경찰서는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상 도주차량 혐의로 A(27)씨와 B(25)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0일 밝혔다.

A씨는 17일 오전 1시40분쯤 이천시 마장면의 편도 2차로에서 티볼리 차량을 운전하다가 도로에 쓰러져 있던 C(43)씨를 치고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사고 충격 이후 그대로 주행하던 A씨는 4분여 뒤 다시 사고 현장으로 돌아와 쓰러진 C씨를 창문 너머로 살펴본 뒤 자리를 떴다.

그대로 도로에 누워있던 C씨는 이어 주행하던 B씨의 코나 차량에 2차 사고를 당했고, B씨 역시 약 70m 주행하다가 차에서 내려 살펴본 뒤 달아났다.

이후 다른 운전자에게 발견된 C씨는 A씨 충격 이후 20여분 만에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숨졌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현장 주변에 남은 파편 등을 토대로 차량을 특정한 뒤 CCTV 분석을 통해 A씨와 B씨를 붙잡았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현장이 어두워 사람을 쳤는지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당시 C씨의 행적을 조사한 경찰은 C씨가 저녁 자리에서 술을 마시고 집에 간 것으로 파악했지만, 사고 현장에 CCTV가 없어 도로에 눕게 된 이유는 확인하지 못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C씨의 시신을 부검해 정확한 사인을 조사할 계획이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