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이 오가는 서울 한복판 잠실야구장에서 일어난 노동 착취는 17년간 계속됐다. 지적장애인 A(60)씨를 쓰레기더미에서 일하게 하면서도 임금을 주지 않았던 이른바 ‘현대판 노예 사건’이다.
국민일보의 지난 11일 보도로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대중은 분노했다. 서울시장애인인권센터의 수사 의뢰에 서울 송파경찰서는 A씨를 고용한 고물업체 사장 B씨를 불구속 입건하고 수사에 본격 착수했다.
20일 경찰에 따르면 B씨는 임금 미지급과 폭행 및 가혹 행위에 대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있다. 경찰 관계자는 “야구 시즌 기간에는 재활용 쓰레기가 많이 나오고 비시즌에는 쓰레기가 별로 없어, 시즌일 경우 월급 형식으로 지급됐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피해자의 계좌 입출금 내역 등을 분석해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폭행 등에 대한 부분은 조사 결과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나 사건과 관련해 추가로 관계자들을 조사해나갈 계획이다.
A씨는 서울 잠실운동장 청소노동자로 서울시 소유 부지의 쓰레기장에 거처를 두고 생활하다 긴급 구조됐다. 하루 18시간 쓰레기 분리수거 업무를 하면서도 끼니조차 제대로 때울 수 없어 주운 빵을 먹기도 했다. A씨는 지인의 소개로 일을 시작했고 처음에는 월 수십만원을 받았지만 어느 시점부터 한 푼도 받지 못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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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연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