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철 열사父 직접 찾아간 문무일…“과거 잘못 되풀이 않겠다”

입력 2018-03-20 15:55


문무일 검찰총장이 박종철 열사의 부친 박정기씨를 직접 찾아가 잘못된 검찰권 행사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문 총장은 20일 오후 부산 수영구의 한 요양병원에 입원중인 박씨를 만나 “과거의 잘못을 다시는 되풀이하지 않겠다”며 “하루빨리 건강을 회복하시길 기원드린다”고 말했다.

문 총장은 “1987년 당시는 민주주의냐 독재냐를 놓고 사회적 격론이 이뤄졌고 대학생들의 결집된 에너지가 사회를 변혁시키는 힘이 됐다”며 “그 시발점이자 한가운데 박종철 열사가 있었다”고 했다. 이어 “새로운 다짐을 하기위해 이 자리에 왔다”며 “1987년에는 독재를 무너뜨리고 민주주의를 이뤘지만 지금은 민주주의를 어떠한 방식으로 운영하며, 어떠한 과정을 거쳐 성숙한 시민 민주주의로 완성해 지금의 국민들에게 그리고 후손들에게 물려줄 것인지가 우리의 과제”라고 말했다.

이번 방문은 지난해 10월 대검찰청 검찰개혁위원회가 과거 잘못된 검찰권 행사로 피해를 본 당사자들과 가족들에게 문 총장이 직접 사과해야 한다고 권고한 지 약 5개월 만에 이뤄졌다. 현직 검찰총장이 과거사 피해자를 직접 만나 사과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달 검찰 과거사위원회는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등 인권침해 및 검찰권 남용 의혹이 있는 12건에 대해 재조사에 나섰다.

앞서 문 총장은 취임 뒤인 지난해 8월 기자간담회에서 “검찰이 과거 권위주의 정부 시절 일부 시국사건에서 적법절차 준수와 인권보장 책무를 다하지 못한 점에 대해 가슴아프게 생각한다”며 “국민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한 바 있다. 하지만 검찰개혁위는 피해 당사자에 대한 검찰의 직접 사과 없이는 진정성을 인정받기 어렵다며 문 총장이 피해자 및 유족들을 만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