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초청으로 4월 초 평양에서 공연하게 될 남측 예술단 윤상 음악감독이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과 20일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만났다. 현 단장은 평창 동계올림픽 때 방남했을 때처럼 단정한 올림머리를 하고 윤상을 맞이했다.
통일부는 이날 오후 남북 예술단의 실무접촉 상황을 담은 사진을 공개했다. 윤 감독과 현 단장은 양측 대표단 맨 앞에 서서 회의장에 입장했다. 회의는 오전 10시에 시작돼 오후 1시46분쯤 끝났다. 오전 회의는 30분 정도 진행한 뒤 잠시 휴식시간을 가졌다가 오후부터 다시 이어갔다.
두 사람은 회의장에 있는 테이블 가운데에서 마주보고 앉아 대화를 나눴다. 방남 기간에 자신감 넘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던 현 단장은 공개된 사진 속에서도 당당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윤상은 다소 긴장한 듯 진지한 표정이었다.
양측은 실무회담에서 남한 예술단의 평양 방문을 위한 이동 경로, 공연 일시와 장소, 무대 구성 등에 대해 폭넓게 논의하고 공동보도문을 채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가장 유력한 공연 날짜로 다음 달 7일이 예상됐다. 노컷뉴스는 대북 소식통을 인용해 북측이 북한 주민에게 익숙한 한국 대중가수들로 공연을 진행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정확한 실무접촉 내용과 공동보도문은 남측 대표단으로 참석한 박형일 통일부 국장이 오후 4시쯤 정부서울청사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윤상 감독은 회담장으로 떠나기 전 서울 삼청동 남북회담본부에서 “공연에 대한 음악적인 부분이나 선곡에 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룰 듯하다”며 “첫날인 만큼 좋은 공연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잘 듣고 돌아오겠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남측 예술단에 합류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가수는 조용필과 이선희 등 평양 공연 경험이 있는 가수다. 윤상이 앨범 프로듀싱을 맡았던 걸그룹 러블리즈, 보이그룹 인피니트 등도 무대에 설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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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