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인, 절반 이상은 ‘단백질 결핍’ 상태

입력 2018-03-20 10:48
나이가 들수록 단백질이 부족하면 근감소증과 면역기능이 약해질 수 있어 양질의 단백질 섭취가 중요하다. 하지만 한국 노인 2명 중 1명 이상이 하루에 필요한 단백질을 섭취하지 못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은 가정의학과 박현아(사진) 교수 연구팀이 2013~2014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60세 이상 노인 3512명(남 1484명, 여 2028명)을 조사한 결과 남성 노인 중 47.9%, 여성 노인 60.1%가 권장량 이하의 단백질을 섭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0일 밝혔다.

연령별로는 80대(남 66.2%, 여 70.5%) 여성이 가장 많았으며 70대(남 50.3%, 여 67%), 60대(남 43%, 여 52.3%) 순으로, 나이가 많고 여성인 경우 단백질 섭취를 못 하는 경우가 더 많아 눈길을 끌었다.

일반적으로 단백질 섭취 일일 권장량은 0.91g/㎏/d(몸무게 1㎏당 0.9그램 섭취)다. 예를 들어 몸무게 70㎏인 노인의 경우 하루에 필요한 단백질 권장량은 63.7g이다.

박 교수는 노인의 끼니별 단백질 섭취양도 분석했다. 그 결과 아침에는 14.9g, 점심 17.1g, 저녁 17.7g을 섭취하고 있어 권장량인 25~30g을 훨씬 못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노인들의 끼니별 단백질 섭취량이 조사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에는 아직도 끼니별 섭취 권장량이 없는 실정이다. 다만 외국의 가이드라인은 25~30g으로 돼 나와있다.

우리나라 노인들은 단백질 섭취양도 부족하지만 생체이용률이 더 높은 동물성 단백질(35%) 섭취가 식물성 단백질(65%) 보다 매우 낮아 양과 질 모두 부족했다.

한국 노인이 섭취하는 단백질 음식으로 곡류가 35%로 가장 높았고, 육류 16%, 어패류 13%, 채소류 9%, 콩류 8%로 조사됐다.

박 교수는 “한국 노인의 경우 밥과 채소 위주의 식습관을 갖고 있고, 고기를 섭취하지 않는 것이 건강식으로 잘 못 알려진 경우가 많다”며 “적절한 동물성 단백질 섭취는 근육량과 면역력을 유지하는데 필수적이다. 콜레스테롤이 높은 경우에도 살코기 위주의 기름기 적은 육류로 단백질을 섭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단백질은 저장이 되지 않는 영양소로 하루에 먹는 총량도 중요하지만 매끼니 부족하지 않게 먹는 것이 중요하다. 끼니 마다 손바닥 크기의 1/3 정도의 기름기 적은 살코기, 닭고기, 생선, 두부와 콩류를 섭취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대한가정의학회지 최근호에 게재됐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