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스트’ 선언? ‘82년생 김지영’ 읽었다고 아이린에게 쏟아진 악플

입력 2018-03-20 10:24

그룹 레드벨벳의 멤버 아이린이 ‘82년생 김지영’을 읽었다고 말했다가 ‘페미니즘’ 논란에 휩싸였다.

레드벨벳은 18일 예능 프로그램 ‘레벨업 프로젝트2’ 관련 팬미팅을 열고 팬들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한 팬은 멤버 아이린에게 “최근 읽은 책이 무엇이냐”고 물었고 아이린은 “‘82년생 김지영’과 ‘별일 아닌 것들로 별일이 됐던 어느 밤’을 읽었다”고 답했다.

이날 아이린이 답한 내용은 영상으로 녹화돼 SNS를 통해 확산됐고, 아이린이 읽었다는 책 ‘82년생 김지영’이 페미니즘을 주제로 했다는 이유로 ‘아이린이 페미니스트 선언을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자신들이 레드벨벳의 팬이라고 주장한 일부 팬들은 “아이린의 페미니스트 발언에 실망했다”며 인터넷 커뮤니티에 아이린의 앨범 포토카드와 사진 등을 불태우는 등의 인증샷을 올리며 아이린을 비판했다.

하지만 또 다른 팬들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 “단지 책을 읽었는데 왜 논란이 되고 부정적인 반응이 나오는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남녀노소 독자들에게 고루 사랑받은 베스트셀러인 ‘82년생 김지영’을 읽었다는 말 한 마디로 ‘페미니스트’ 논란에 휩싸여 비난을 받는 것이 어불성설이라는 것이다.

일부 네티즌들은 “아이린뿐만 아니라 소녀시대 수영, 방탄소년단의 RM, 유재석 등도 ‘82년생 김지영’을 읽었다”면서 “왜 아이린에게만 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며 비판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수영은 단독 리얼리티 ‘90년생 최수영’에서 “82년생 김지영이라는 책을 읽으면서 어린 시절, 남자애가 괴롭히는데 어른들이 ‘너 좋아서 그러는 거야’라는 말로 막았던 것이 잘못된 것이라는 걸 알았다”며 ‘82년생 김지영’ 속 여성들이 경험했던 성희롱과 불평등 등에 대해 언급했다. 방탄소년단의 RM은 지난해 네이버 V라이브 생방송을 통해 “‘82년생 김지영’은 시사하는 바가 남달라 인상 깊었다”고 언급했고 유재석도 이 책을 감명 깊게 읽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남주 작가의 장편 소설인 ‘82년생 김지영’은 육아로 인해 경력이 단절된 전업주부 1982년생 김지영씨의 인생을 통해 여성이 일상적으로 겪는 차별과 사회구조적 불평등을 그려내 호평을 받았다. ‘오늘의 작가상’ ‘양성평등문화상’ 등을 수상했고 ‘한국서점조합연합회 선정 올해의 책’에도 선정됐다. 출간 14개월 만에 판매 부수 50만 부를 달성한 베스트셀러다.

이현지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