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가상화폐) 가격이 반등하고 있다. 주요 20개국(G20) 금융안정위원회(FSB)에서 완화된 규제를 적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미국 경제채널 CNBC는 19일(현지시간) 마크 카니 영국은행 총재의 말을 인용해 “FSB가 가상화폐를 세계 금융 안정성을 위협할 요소로 평가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카니 총재는 FSB 의장이다. FSB는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90%, 교역량의 80%를 차지하는 G20의 금융감독기구다.
카니 총재는 “가상화폐 시장가치가 세계 GDP의 1%에도 미치지 않는다”며 “규모가 작고 기존의 통화를 대체할 수 없어 실물경제와 금융에서 사용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나머지 금융 체계와 연계성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가상화폐 가격은 20일까지 이틀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리는 G20 재무장관 회의를 앞두고 폭락했다. 한때 가상화폐 규제를 선도했던 한국도 G20의 일원이다. 기축통화 격인 ‘대장화폐’ 비트코인 가격은 800만원 선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예상보다 강력한 규제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가상화폐는 상승세로 돌아섰다. 한국 시간으로 오전 9시30분 현재 미국 코인마켓캡에서 비트코인은 3.22% 포인트 상승한 8537.45달러, 이더리움은 1.83% 포인트 오른 550.45달러를 각각 가리키고 있다.
알트코인(비트코인 이외의 가상화폐) 상승률은 가파르다. 시가총액 상위 10위권에선 기술 집약형 가상화폐인 이오스가 30% 포인트대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한때 ‘동전주’로 돌아갔던 리플은 7% 포인트대로 상승해 1달러 선을 회복했다.
투자자들은 일제히 환호했다. 국내 최대 커뮤니티 사이트인 디시인사이드 비트코인 갤러리 게시판에선 모처럼 ‘가즈아’라는 표현이 게시판을 가득 채우고 있다. ‘가즈아’는 ‘상승장으로 가자’는 기원을 담은 가상화폐 투자자들의 조어다. 한 투자자는 “지난해 12월 폭등 이후 처음 보는 상승률”이라고 평가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