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팬’ 또는 ‘文빠’ 탐구] “네이버에서 밀리면 필패” 2016년 총선 앞두고 본격화

입력 2018-03-20 07:43

‘문빠’ 또는 ‘문팬’으로 불리는 문재인 대통령 핵심 지지층의 ‘전투력’이 일반 대중의 관심을 받기 시작한 계기는 이른바 ‘댓글 전쟁’이었다.

이들의 댓글 전쟁은 2012년 대선 때도 있었지만 일반 국민이 눈치챌 정도로 본격화된 시점은 2015년 말∼2016년 초다. 이명박·박근혜정부 국가정보원이 댓글부대를 운용한다는 의심이 짙어지고 2016년 4월 20대 총선을 앞두고 여론전이 중요해지던 시점이었다.

문 대통령 핵심 지지층이 많이 모이는 인터넷 커뮤니티 ‘오늘의 유머’(오유)에는 2015년 11월과 12월 각각 ‘네이버 댓글 이대로 둘 겁니까’ ‘점유율 70%가 넘는 네이버에서 여론전 밀리면 총선 필패’ 등의 글이 많은 공감을 얻으며 댓글 전쟁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총선을 한 달 앞둔 2016년 3월에는 네이버 댓글을 ‘정화’하자는 이른바 ‘N(네이버)프로젝트’의 실행 방법을 담은 글도 올라왔다. 한동안 실제 이뤄지기도 했지만 오유 내부에서도 찬반 의견이 충돌해 조직적 움직임으로 이어지진 못했다.

문 대통령 핵심 지지층의 댓글 전쟁이 다시 본격화된 건 지난해 12월부터다. 네이버의 댓글 정책 변경이 계기가 됐다. 네이버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댓글 배열 기준에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네이버는 지난해 11월 30일 오후 5시 댓글 정책을 변경했다. 기존에는 댓글 상위 노출 순위를 ‘공감’ 비율 순으로 정했는데, ‘순 공감’ 순으로 정하겠다는 방침이었다. 과거에는 댓글의 공감 클릭 수에서 ‘비공감 수×3’을 뺀 값이 높은 순서대로 댓글을 정렬했다. 바뀐 댓글 정책은 공감 수에서 비공감 수를 뺀 값으로 정렬한다. 예컨대 문 대통령에게 비판적인 특정 댓글의 노출 순위를 낮추려면 종전보다 3배 많은 ‘비공감’ 클릭이 필요하다. 즉 더 많은 ‘공격력’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

그 결과 지난해 말부터 트위터나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문 대통령 또는 정부를 비판하는 기사가 온라인에 등장할 경우 핵심 지지층이 기사의 ‘좌표’(링크)를 올리고 ‘비공감’을 클릭할 것을 독려하는 글이 급증했다.

신재희 윤성민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