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푸틴의 이심전심… ‘장기집권’ 성공에 축전 보내며 밀월 구축

입력 2018-03-19 22:47

‘이심전심(以心傳心)’이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이야기다. 시 주석은 임기 제한을 철폐한 개헌으로 장기집권의 발판을 마련했고, 푸틴 대통령은 대선에 압승해 2024년까지 6년 더 집권하게 됐다. 푸틴 대통령은 향후 시 주석처럼 헌법을 고쳐 장기집권을 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인 장기집권’이라는 비슷한 길을 만드는 두 사람은 서로에게 축전을 보내며 밀월 관계를 구축해가고 있다.

시 주석은 19일 러시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푸틴 대통령의 대선 승리를 발표하자 바로 축전을 보내 축하했다고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시 주석은 “최근 러시아 국민이 일치단결해 강국 및 부흥이라는 발전의 길로 굳건히 나아가 경제와 사회가 크게 발전하고 국제적으로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러시아가 끊임없이 발전할 것으로 믿는다”고 전했다.

시 주석은 또 “현재 중·러의 전면적 전략 합작 동반자 관계는 역사상 가장 높은 수준”이라며 “중국은 러시아와 함께 양국 관계가 더 높은 단계에 오르도록 추진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두 정상은 전화통화도 이어갔다. 시 주석은 푸틴 대통령의 승리를 “러시아 인민의 정확한 선택”이라고 축하하며 “양국은 폭풍우속 한배를 탄 전면적 전략협력 동반자로 역사상 가장 좋은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도 시 주석의 연임을 축하하며 “전국인민대표대회의 이번 결정은 또 한 번 시 주석의 숭고한 위세와 명망, 시 주석에 대한 전 중국인들의 옹호를 증명했다”고 화답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17일에도 시 주석의 재선출이 발표되자 즉시 축전을 보내며 축하했다. 그는 “(시 주석의 연임은) 당신이 중국을 위해 노력하고 국제무대에서 국익 수호를 위해 공헌한 데 대한 긍정이 담겨있다”며 “국가주석이라는 중요한 자리에서 부단히 새로운 성취를 하길 기원한다”고 축하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이날 대선 승리로 집권 4기를 맞게 됐다. 4년 임기 대통령 두 번, 실세 총리 4년, 6년 임기 대통령 두 번을 합쳐 총 24년간 러시아를 이끌게 된 것이다. 옛 소련을 31년간 통치한 이오시프 스탈린 전 공산당 서기장에 이어 두번째 장수 지도자다.

러시아 헌법은 대통령의 3연임을 금지하고 있지만, 푸틴 대통령이 2024년을 끝으로 물러날 것이라고 예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푸틴 대통령은 2000년과 2004년 대통령에 당선돼 8년 임기를 마친 뒤 2008년 최측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를 대통령으로 세우고 실세 총리를 맡는 방식으로 3연임 제한을 피해간 전적이 있다. 이날도 ‘다음 대선에도 출마할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재미있는 질문”이라며 “내가 100살까지 집권할 것이라고 생각하느냐”고 웃어넘길 뿐이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