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 집회서 참가자-시민 충돌… 20대 男 “시위대가 폭행했다”

입력 2018-03-19 14:45

20대 남성이 경기도 수원시에서 열린 태극기 집회 참가자들에게 폭행을 당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9일 수원중부경찰서에 따르면 이모(28)씨는 지난 17일 오후 5시15분쯤 “시위대에게 폭행을 당했다”며 112에 신고했다.

이날 대한애국당과 천만인무죄석방본부 등 보수단체는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을 촉구하며 수원 올림픽공원에서 화성박물관 쪽으로 행진하고 있었다. 이씨는 시위 행렬이 있던 팔달구 중동의 한 도로에서 자신의 차량을 운전하던 중이었다.

경찰이 확인한 현장 동영상에 따르면 이씨가 집회 행렬로 차량 운전에 어려움을 겪으며 시위대와 실랑이를 벌였고, 이후 3~4명 정도의 참가자가 들고 있던 국기봉을 이씨 차 안으로 수차례 찔러 넣었다. 이후 이씨는 차에서 내려 60대 남성으로 보이는 시위대 1명과 멱살잡이를 했다. 이씨는 현재 수원의 한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이씨는 사고 직후 당시 상황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리기도 했다. 이씨는 창문을 열고 차량 운전 중이었다고 한다. 차에는 아내와 아이들이 타 있었다. 이씨가 아내에게 “요즘 시위하네”라고 하자 한 시위자가 “빨갱이냐”고 말했고, 갑자기 사방에서 국기봉이 차 안으로 들어왔다. 이씨는 “차에서 내려 ‘왜 찌르냐’고 묻기도 전에 무차별 폭행을 당했다”며 “손가락이 찢어지는 부상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글 아래에 집회 참가자 중 한 명이 당시 상황을 촬영한 후 유튜브에 게시한 영상을 첨부했다. 영상에는 이씨로 추정되는 한 남성이 태극기, 미국 국기인 성조기 등을 든 시위대 몇 명에게 심하게 맞는 모습이 나온다. 현장에 있던 경찰이 말렸지만 참가자들은 멈추지 않았다.
경찰은 현장 영상과 인근 CCTV 등을 토대로 이씨에게 폭행을 가한 시위자를 뒤쫓는 등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가 집회참가자와 마찰이 있었던 것을 확인했지만 실제로 폭행이 있었는지, 이씨가 어떻게 다쳤는지는 조사해봐야 한다”고 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