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30)는 골프 역사에서 4대 메이저대회를 정복하고 올림픽 금메달까지 차지한 유일한 선수다.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명예의 전당에 헌액돼 골프선수로 이룰 수 있는 모든 것을 성취했다.
2016년은 박인비의 해였다. 벌써 2년 전의 일이다. 그해 8월 20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바하 올림픽 골프코스에서 열린 하계올림픽 여자 골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림픽 여자 골프 금메달은 단순한 승자의 증표를 넘어 2개뿐인 희소성으로 박인비의 가치를 입증한다.
여자 골프는 1900년 프랑스 파리 대회에 이어 두 번째 올림픽을 리우데자네이루에서 개최했다. 1904 세인트루이스올림픽에서는 남자 골프만 열렸다. 골프는 이후부터 올림픽 정식종목에서 제외됐다. 남자 골프는 112년 만에, 여자 골프는 116년 만에 리우올림픽에서 부활한 셈이었다.
경사가 겹쳤다. 그해 LPGA 명예의 전당에 사상 25번째로 이름을 올렸다. 명예의 전당 입회를 위해 필요한 점수를 이미 2015년에 충족했고, 다른 조건인 10년 선수생활을 채워 조건을 2016년에 채웠다.
LPGA 우승 소식만 뜸했다. 2016년부터 박인비가 정복한 대회는 지난해 3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HSBC 위민스 챔피언십이 전부였다. 슬럼프에 빠진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하지만 1년 만인 19일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와일드 파이어 골프클럽에서 열린 LPGA 투어 뱅크 오브 호프 파운더스컵을 정복해 ‘여제의 귀환’을 예고했다.
박인비는 최종 합계 19언더파 269타로 우승했다. 우승 상금 22억 5000달러(약 2억4000만원)를 손에 넣었다. 투어 통산 19승. 앞으로 1승만 추가하면 투어 사상 28번째로 20승 고지를 밟게 된다. 남은 일정이 많아 올 시즌 중 달성될 것으로 보인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