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노동조합이 산업은행(채권단)의 중국 더블스타 해외매각 승인에 반발해 2차 총파업과 상경투쟁에 나선다. 노조는 지난 14일에도 1차 총파업을 벌였다.
18일 금호타이어 노조에 따르면 24일 광주와 전남 곡성, 경기 평택공장 조합원 3500여명과 비정규직 조합원 500여명 등 총4000여명이 2차 총파업에 돌입한다. 해외 매각 분쇄와 체불임금 해결 등을 위한 2차 총파업은 24일 오전 6시30분부터 다음날 오전 6시30분까지 24시간 동안 진행된다. 이에 앞서 20일에는 ‘산업은행 앞 1박2일 노숙 상경투쟁’에 나선다.
상경투쟁에는 조삼수 대표지회장과 정송강 곡성공장 지회장을 선두로 광주, 곡성공장 오후(2시30분~10시30분) 근무 3개조 조합원 700여명과 비정규직 지회 조합원이 참여한다. 이들은 20일 오전에 전세버스를 이용해 서울 산업은행으로 출발할 예정이다.
노조는 20·22·23일에 필수 근무자를 제외한 근무조별 8시간 부분파업을 벌이고 24일 2차 총파업 날에는 광주 금남로 5.18 민주광장을 무대로 ‘금호타이어 해외매각 저지 범시도민대회’를 연다.
부분파업 기간인 22·23일에는 조합원들이 광주 시내 주요 거점에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해외매각의 부당성’을 알리는 거리 선전전도 펼친다.
24일 광주 금남로 ‘범시도민대회’에는 광주, 곡성공장 전체 조합원 4000여명과 민주노총, 금속노조, 노동단체, 시민단체 등이 함께한다.
앞서 산업은행은 지난 16일 금호타이어 제6차 채권금융기관협의회를 열고 안건 결의 결과 100% 전원 동의로 더블스타로부터 투자유치 조건(해외 매각)을 승인했다. 투자조건을 보면 투자금액은 6463억원으로 주당 5000원, 지분율 45%로 채권단 지분율은 23.1%가 된다.
고용보장은 3년이며, 시설자금 용도로 최대 2000억원의 신규자금을 투입한다. 채권 만기는 5년 연장하며 금리도 인하해 연간 233억원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산업은행 측은 보고 있다.
매각제한은 더블스타 3년, 채권단 5년이며 단 4년 이후 매년 50%씩 매각할 수 있다. 더블스타는 5년경과 또는 채권단 엑시트까지 최대주주를 유지한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더블스타 투자 유치에 대한 채권단 결의가 완료됨에 따라 실질적으로 노조 동의절차만 남았다”며 “더블스타 투자 유치 무산시 자율협약 절차를 중단한다”고 강조했다. 또 “3월30일까지 MOU 체결 및 더블스타 투자 유치에 대한 노조 동의가 없는 경우 자율협약 절차를 즉시 중단키로 결의했다”며 “회사의 경영정상화를 위한 노조의 현명한 선택을 요청한다”고 압박했다.
반면 노조 측은 “금호타이어 경영 부실에 따른 현재의 상황은 채권단과 경영진의 책임이 크다”며 “해외매각은 금호타이어의 현실을 외면한 임시방편책일뿐이다”고 매각 반대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해외자본이 금호타이어를 인수할 경우 고용보장이 제대로 이뤄질 수 없다는 판단이다. 노조는 “채권단은 금호타이어의 문제를 일개 기업의 문제로 치부하면 안 된다”며 “금호타이어 구성원·가족, 지역경제·국가경쟁력을 재고하는 해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노조는 “국내외공장, 본사·연구소, 협력업체, 대리점, 영업현장에서 불철주야 피땀흘려 일하는 전체 구성원들의 염원을 가슴 깊이 새기고, ‘금호타이어의 운명을 가를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면담에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금호타이어 노조 관계자는 “정부와 채권단이 해외 매각 결정을 철회 할 때까지 투쟁을 이어 갈 것”이며 “노조는 먹튀가 예상되는 중국 자본에 매각되는 것을 결코 앉아서 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세원 기자 sewon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