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창극 ‘트로이의 여인들’이 최근 싱가포르 최대 일간 더스트레이츠타임스가 주관하는 ‘라이프시어터 시상식’(Life Theatre Awards)의 4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지난해 아시아 대표 축제인 싱가포르예술축제에 초청된 트로이의 여인들은 올해의 작품상과 최우수 연출상, 조명상, 앙상블상 등 4개 부문에 후보로 꼽혔다.
라이프시어터상은 더스트레이츠타임스가 2001년부터 매년 최고 공연을 가려 시상하는 현지 공연계의 유일한 상이다. 유일한 만큼 공신력을 인정받는다. 이번에는 지난해 1월 1일~12월 31일 현지에서 공연한 작품 중 뛰어난 작품과 활약을 보인 인물 후보를 14개 부문으로 나눴다. 올해는 한국 관련 후보가 많았다.
라이프시어터상은 2004년부터 싱가포르인이 아니어도 현지에서 거주하거나 최소 5년 일했으면 수상 자격을 부여한다. 라이프시어터상의 관계자 악시타 난다 기자는 15일 국민일보에 “외국인 배우나 연출가라고 할지라도 싱가포르 프로덕션과 작업했거나 현지에서 활동했다면 수상자로 자격을 충족한다”라고 설명했다.
국립극장과 싱가포르예술축제가 공동 제작한 트로이의 여인들은 2016년 한국에서 초연했다. 이듬해 9월 싱가포르에서 공연했고 11월 한국 재연했다. 싱가포르 공연 당시 더스트레이츠타임스로부터 ‘황홀하고 잊을 수 없는 작품’이라고 호평 받았다.
트로이의 여인들에는 국내외 정상의 배우와 제작진이 참여했다. 싱가포르 연출가 옹켕센이 그리스의 비극을 한국의 소리로 풀어냈다. 미국 디자이너 스콧 질린스키가 조명을 담당했다. 배우로는 김금미(헤큐바) 김지숙(안드로마케) 이소연(카산드라) 김준수(헬레네) 최호성(메넬라우스) 이광복(탈튀비오스) 등이 열연했다.
네널란드 출생의 한국 뮤지컬 배우 전나영도 지난해 싱가포르에서 공연한 뮤지컬 ‘더 그레이트 월’로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네덜란드 코다츠대를 나온 전나영은 ‘더 그레이트 월’에서 멍 역을 맡았고 지난해 영국에서 뮤지컬 ‘미스사이공’에서 지지 역을 연기했다. 주로 뮤지컬에서 국내외를 오가면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시상식 결과는 오는 27일 발표된다. 지난해와 달리 시상식은 따로 열리지 않는다.
권준협 기자 ga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