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봉주 전 의원이 서울시장 출마 선언을 한 18일 연남동 경의선숲길 공원엔 그의 지지자들이 다수 자리했다. 원래 7일 예정돼 있던 기자회견을 앞두고 ‘미투(Me Too·나도 말한다) 운동’에 휩싸였던 그이기에 이날 선언식에서도 성추행 관련 내용이 가장 큰 화두였다. “정 전 의원이 거짓말하고 있다”고 주장한 진중권 동양대 교수도 덩달아 언급됐다.
정 전 의원은 “진 교수 글을 봤다. 너무 논리적으로 써서 무슨 말인진 잘 모르겠다”며 진 교수가 지적한 ‘거짓말할 분명한 이유’에 대해 반박했다.
진 교수는 17일 정 전 의원 성추행 의혹을 처음 제기한 ‘프레시안’에 기고문을 내고 “피해 여성이 정 전 의원의 서울시장 출마를 방해함으로써 얻을 게 뭐가 있는가? 여성이 실제로 정 전 의원에게 성추행을 당했을 경우에만 가해자인 그의 공직 출마를 막아야 할 구체적 동기를 갖게 된다”고 밝혔다. 피해를 주장하는 여성이 전혀 관계없는 정 전 의원을 성추행 가해자로 몰아갈 이유가 없다는 뜻이다.
정 전 의원은 이에 “진 교수 글 핵심은 나에겐 거짓말할 동기가 있고 그 여성은 없다는 것 같다. 하지만 첫 번째 폭로 기사에 그분이 ‘이런 사람은 서울시장이 되면 안 된다’고 말한 구절이 나온다”면서 “확실한 이유 아닌가? 이는 ‘정봉주를 반드시 서울시장에서 떨어트려야겠다’는 것과 비슷한 취지다”라고 강조했다. 정 전 의원은 성추행 의혹이 불거진 후 “프레시안 보도는 나를 서울 시장에 당선되지 못하게 하려고 기획된 대국민 사기극”이라는 입장을 취해왔다.
정 전 의원은 또 “진 교수가 논리학의 근거는 ‘상식’이라는 것을 잠시 잊은 것 같다”며 “개인적으로 친하고 존경하는 분이므로 그분의 비난에 개의치 않는다”고 말했다. 한 지지자가 “절교해라”고 외치자 “누가 절교하라고 했냐. 절교 안 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정 전 의원은 이날 더불어민주당 복당 신청을 언급하며 눈물을 보였다. 그는 “죽으러 가는 길인 줄 알지만 기꺼이 독배를 들었고 이명박 정권과 맞서 다스와 BBK 진실을 외쳤다. 당을 위해 헌신한 정봉주를 기억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뜬다. 복당 여부는 당이 결정할 것으로 본다”며 “당의 결정과 판단을 존중한다. 그 이후 행보는 그때 판단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중앙당 당원 자격심사위원회는 16일 정 전 의원의 복당 심사를 했지만 결과를 공개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정 전 의원의 무소속 출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