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번의 총성’ 후…강도가 택시운전사에게 빼앗아 간 돈

입력 2018-03-18 16:00
픽사베이 제공

주말 한 낮, 뉴욕 시내 한복판에서 7발의 총성이 울렸다. 총구는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의 26살 택시 운전사이자 세 딸의 아빠인 A씨에게 향했다. A씨는 이 사건으로 복부에 총상을 입고 중태에 빠졌다.

총을 발사한 범인은 A씨가 몰던 택시에 탄 손님이었다. A씨는 17일 낮 12시45분쯤(현지시간) 브롱크스 동물원 부근 사운드뷰 거리에서 대기하던 중 길가에서 택시를 잡던 범인을 태웠다.

평범한 손님인 줄 알았던 범인이 돌변한 것은 A씨가 목적지를 향해 한창 달리고 있던 때였다. 범인은 권총을 꺼내 A씨를 겨눴고 그대로 7발의 총알을 발사했다. 그리고 범인은 택시에 있던 23달러를 강탈해 달아났다. 우리나라 돈으로 환산하면 겨우 2만4500원밖에 되지 않는 돈이었다.

사건 직후 주변을 지나던 행인들이 A씨가 있는 택시로 몰려들었다. 그는 다행히 빠르게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졌다. 중상을 입었지만 생명에는 큰 지장이 없고 안정된 상태에 접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으로 5년째 미국에 살다가 지난해부터 택시를 몰았다. 부인과 세 딸을 책임지는 가장이기도하다. A씨는 여러 택시 회사의 일을 겸하는 ‘제복 운전사’로 활동했으며, 사건 당시에는 우버 택시 회사 일을 맡아 하고 있었다.

대부분의 뉴욕 택시는 실내에 감시카메라와 운전석 칸막이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하는 등 보안을 강화한 상태다. 그러나 A씨가 일하던 우버나 리프트 같은 회사는 카메라와 칸막이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 택시운전자연맹은 “보안이 철저하지 않은 택시회사의 운전사들은 아직도 강도의 표적이 되고 있다”며 “길거리에서 손을 흔들어 세우는 승객은 태우지 말라”고 권고했다. 또 수배된 범인의 검거를 위해 1000달러(약 107만원)의 현상금을 내걸었다.

문지연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