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의 인정하나”… 재소환된 이윤택 “사실대로 진술하고 있다”

입력 2018-03-18 10:55

극단 단원들에게 성폭력을 가한 혐의를 받고 있는 연극 연출가 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이 18일 오전 10시25분 서울경찰청에 다시 출두했다.

전날 15시간 조사를 받고 귀가한 뒤 다시 경찰청에 나온 그는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사실대로 진술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후 이어진 질문에는 별다른 말을 내놓지 않은 채 조사실로 향했다.

이윤택 전 감독은 17일 오전 9시50분 출석해 서울지방경찰청에 18일 오전 1시10분까지 조사를 받았다. 조사를 마치고 나오며 지친 표정으로 “피해자분들에게 다시 한 번 사죄드린다. 성실히 수사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당시에도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질문이 나왔지만 그는 답하지 않고 준비된 차량에 올라 청사를 빠져나갔다. 이 전 감독은 1999년부터 2016년 9월까지 여성 연극인 16명을 성폭행 및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자들은 최근 확산된 미투 운동을 통해 폭로했고 지난달 28일 이 전 감독을 검찰에 고소했다.

경찰은 지난 5일 이 전 감독을 출국금지하고 주거지와 연극단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그의 성폭력 의혹은 친고죄가 폐지된 2013년 이전에 발생했지만 경찰은 2010년 신설된 상습죄 조항을 적용해 처벌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이날 2차 소환조사를 마친 뒤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