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이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1억원의 당선축하금을 전달했다는 의혹 보도와 관련해 “당선축하금을 포함한 어떠한 명목으로도 금전을 요구받은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앞서 MBC 뉴스데스크는 16일 오리온 전직 고위 임원 A씨를 인용해 이 전 대통령의 취임 직후인 2008년 4월 당선 축하금 1억원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A씨는 “이화경 사장이 이명박 대통령이 자주 다니는 병원의 의사를 통해서 당선축하금을 전달하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화경 사장은 오리온 그룹 담철곤 회장의 부인이자 창업주의 딸로 사실상 그룹 오너인 인물이다.
A씨는 “그룹 사정상 거액의 목돈을 만들어내기엔 시간이 촉박하고 방법도 마땅치 않다고 하자 이 사장이 다음날 다시 전화를 걸어와 일단 1억 원만 주기로 합의됐다고 했다”고 증언했다. 이에 A씨는 이 전 대통령 취임 직후인 2008년 4월, 김 원장의 병원을 찾아가 1만 원권 1만 장이 담긴 과자 상자를 직접 전달했다고 말했다.
또 A씨는 지난 2010년에도 오리온그룹에 대한 세무조사를 막아달라는 청탁과 함께 김 원장에게 2억 원의 돈을 건넸다고 밝혔다.
보도가 나가자 오리온 측은 17일 입장자료를 내고 “이명박 전 대통령에 당선축하금을 포함한 어떠한 명목으로도 금전을 요구받은 적이 없다”며 “전달한 사실도 전혀 없다”고 밝혔다. 이어 “보도에 등장한 전직 고위 임원 A씨는 조경민 전 사장”이라며 “2012년 횡령‧배임 등의 회사에 막대한 피해를 끼친 혐의로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고 전했다.
이어 “조 전 사장은 약 3년간에 걸쳐 오리온 최고 경영진에 대한 지속적 음해와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있으며, 현재 오리온과 조 전 사장 간에는 다수의 민‧형사 소송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또 “보도 내용 중 청담동 클리닉 김 모 원장에게 2010년 2억 원을 전달한 당사자 역시 조 전 사장”이라며 “이화경 부회장이 이를 지시했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강조했다. 오리온 그룹 측은 “즉시 조 전 사장에 대해 명예훼손 및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세원 기자 sewon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