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최고재벌 리카싱 회장, 90세 앞두고 은퇴 발표

입력 2018-03-16 20:36
리카싱 회장이 16일 홍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은퇴를 선언하고 있다. AP뉴시스

오는 7월 90세가 되는 홍콩의 최고 재벌 리카싱(李嘉誠) CK(청쿵) 허치슨 홀딩스 회장이 은퇴를 선언했다.

리카싱 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CK 허치슨 홀딩스의 연간 실적을 발표한 뒤 은퇴 발표와 함께 장남인 빅터 리(李澤鉅·53)를 후계자로 지명했다. 그는 오는 5월 10일 주주총회 후 청쿵실업과 청쿵 허치슨 실업의 대표이사 등을 모두 내려놓고 고문으로 물러나겠다고 표명했다. 이사회 요청에 따라 고문 직은 맡기로 한 그는 중대 사안에 의견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고문료로 연간 5000홍콩달러(약 68만원)를 받는다고 한다. 그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후에는 자신의 자선사업 단체인 KS-LK 재단 운영에 몰두할 예정이다.

중국 광둥성 차오저우(潮州) 태생인 리카싱은 12살 때 혈혈단신으로 홍콩에 와서 1950년 플라스틱 제품을 제조하는 청쿵공업을 창업했다. 이후 리카싱은 사업을 부동산과 통신, 금융 등으로 확대하면서 거액의 재산을 일궈 세계 유수의 부호가 됐다. 포브스는 그의 재산을 360억 달러(약 38조4000억원)로 집계, 세계 23위에 올렸다. 홍콩 사람들은 그의 입지전적인 성공을 높이 사 ‘슈퍼맨’이라는 별명으로 부르며 존경하고 있다. 다만 최근 그는 중국과 홍콩에 투자한 자산을 매각하고 유럽 등으로 거점을 옮기는 움직임을 보였다.

앞서 그는 홍콩 최대 통신회사 PCCW의 회장인 둘째 아들 리처드 리(李澤楷·51)에게는 청쿵실업과 허치슨의 사업 영역과 겹치지 않는 분야의 회사를 인수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겠다고 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