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지방선거를 3개월 여 앞두고 16일 부산항을 방문해 지원을 약속했다. 취임 후 다섯 번째 부산 방문이다. 부산은 문 대통령의 고향이자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과 함께 인권변호사로 활동하던 곳이다.
문 대통령은 부산 신항 3부두에서 열린 ‘부산항 미래비전 선포식’에서 “부산은 대한민국 해양수도를 넘어 육해공이 연계되는 동북아 물류거점도시가 될 것”이라며 “문재인정부의 신북방·신남방 정책의 성공 여부도 부산항 혁신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특히 “저는 부산항과 조선소를 보면서 자란 부산의 아들”이라며 “바다를 보며 꿈을 키웠고 부산의 발전과 함께 저도 성장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부산 신항이 메가포트로 발전할 수 있도록 현재 21선석(부두에 배를 대는 곳)인 부산 신항 규모를 2030년 40선석으로 확대하겠다”며 “연간 컨테이너 3000만개를 처리할 초대형 터미널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약속했다. 항만 배후단지도 지금보다 8배 큰 규모로 늘리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대륙과 해양을 이을 때 원대한 꿈을 꿀 수 있다. 대륙과 대양을 잇는 다리가 바로 부산항”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우리는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다. 세계사적인 대전환을 준비하고 있다”며 “우리가 이 기회를 잘 살려내 남북을 잇는다면 한반도의 운명도 극적으로 변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선포식이 끝난 후 문 대통령은 부산 도심에 위치한 북항으로 이동해 재개발 사업 현장을 직접 둘러봤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북항 재개발 1단계 사업은 11년 전 노무현정부 때 기획해 시작된 것”이라며 “더욱 속도를 내서 제 임기인 2022년까지 마무리하겠다. 노무현정부가 시작한 일, 문재인정부가 끝내겠다”고 공언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북항 관계자들과 함께 돼지국밥으로 점심 식사를 했다. 문 대통령은 “제 남동생은 지금도 선장으로 배를 타고 있다. 그래서 저도 부산항에 대한 마음이 각별하다”고 말했다. 또 “돼지국밥은 우리 부산이 제일이다. 어디 가도 부산의 돼지국밥처럼 맛있는 돼지국밥이 없다”며 부산에 대한 애정을 재차 드러냈다.
문 대통령이 취임 이후 부산을 찾은 건 다섯 번째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5월 취임 2주 만에 첫 휴가를 내고 부산 영도의 모친을 방문했다. 6월 19일엔 고리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에 참석했고, 8월 31일엔 제8차 동아시아 라틴아메리카 협력 포럼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했다. 10월 15일에는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했다.
문 대통령의 PK(부산·경남) 지역 방문 횟수는 모두 9차례다. 평창 동계올림픽 준비 단계에서부터 들렀던 강원 지역과 함께 문 대통령의 발길이 가장 잦은 곳이다. 문 대통령의 잇따른 부산 방문이 6·13 지방선거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청와대 관계자는 “(지방선거와는) 무관하다”며 “대통령으로서 당연히 수행해야 할 국가 일정”이라고 말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