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전’ 유시민 작가와 박형준 교수가 정치권으로 확산된 미투 운동에 대해 언급했다.
15일 방송된 종합편성채널 JTBC 시사예능프로그램 ‘썰전’에서는 정치권에 불어닥친 ‘미투 운동 확산 파문’ 열기에 대해 다뤘다.
유시민은 “안희정 전 지사는 업무상 위력을 동원한 성추행 또는 간음이라 도덕적 뿐만 아니라 법적으로도 중죄로 다스려지는 사안이라면, 정봉주·민병두·박수현은 업무상과 관련 없다”면서 “정봉주는 ‘나꼼수’ 시절, 민병두 의원은 낙선 시절 알았던 여성 사업가와 생긴 일, 박수현 전 대변인은 특별한 관계에 있던 여성에 대한 공천 논란 제기 등이다. 가정사에 관련된 사생활 문제다”라고 말했다.
유 작가는 특히 정봉주 전 의원에 대해선 “우리가 이 문제를 다루는 언론의 태도에 대해 생각해 볼 점이 있다”면서 “정봉주의 서울시장 출마 선언 날이었는데 본인에게 취재를 시작한 게 그 전날 밤 11시 35분이다. 또 문자를 보냈다. ‘성추행 하셨죠? 이렇게 기사 나갑니다’ 이러고 기사를 내 버렸다”고 말했다.
그는 “‘프레시안’이란 언론사에서 한 정치인의 운명을 좌우하는 중대 사안을 보도하려면 다 확인을 해야 한다”면서 “정봉주 전 의원이 자신의 일정표와 근거를 제시하며 반박해 ‘프레시안’이 후속 기사에서 날짜가 흔들리고, 보도 자체가 흔들려 버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 전 의원이 반박해 (프레시안 측이) 육하원칙 중 때와 관련된 것을 다 엎어버린 것”이라며 “프레시안 측이 정 전 의원에게 역공할 기회를 제공한 셈”이라고 했다.
유 작가는 또 “프레시안의 보도가 정확하지는 않았지만 정 전 의원에 대한 폭로를 ‘음모론’으로 모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박 교수의 지적에 “저도 그렇게 생각한다. 그 판단은 시민들이 한다. 지금 미투 운동은 일종의 혁명이다. 우리가 보통 말하는 정치 혁명이 아니고 양상이 혁명적이다. 대세가 형성되고 큰 물이 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큰 물이 질 수밖에 없는 그동안 쌓인 문제들이 있었기에 터지는 거다. 큰 물이 지면 음모를 꾸미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온갖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그런 요소들도 함께 올라타게 된다”라며 “그렇다고 해서 이걸 그만해야 된다고 말할 수 없다. 이건(미투 운동은) 계속 갈 거다”라고 했다.
박 교수는 “큰 흐름을 왜곡하는 세력이 있을 수 있지만, 피해자가 오래된 이야기를 고백하는 과정에서 일부 사실관계가 틀리다고 해서 그 전체를 진실이 아니고 공작이라고 몰아세우면 미투 운동 자체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했다.
이날 유 작가는 안희정 지사의 성추문과 관련해서는 “안 전 지사가 나에게 전화해서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고 물어보면 몰라도 내가 연락해서 얘기해 볼 엄두를 못 냈다”면서 “안희정 지사가 메시지를 세 번 낸 것으로 미루어 볼 때 ‘이 사람이 이 사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짐작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안희정 지사의 메시지는) ‘충남도민들과 국민들에게 죄송하다’, ‘가족과 아이들에게 미안하다’였다. 김지은 씨에 대해서는 말을 안 했다. 나올 때 기자들이 물어보니까 ‘열심히 했던 참모였다’고 했다. 이걸로 미루어보면 (안희정 지사가) 이것이 범죄였다는 건 인정 안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 역시 “법적으로는 처벌을 받을만한 행동을 한 건 아니지만 도의적, 정치적으로는 큰 잘못을 저질렀다”면서 유 작가의 의견에 공감했다
이현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