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해빙무드에 “김정은 호감” 6%→10%… 5년 사이 약 2배 높아져

입력 2018-03-16 15:06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호감도가 지난 5년간 약 2배 가까이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정상회담, 북·미 정상회담 등이 잇따라 예정되면서 한반도 긴장이 완화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은 전국 성인 1003명을 대상으로 13~15일 설문한 결과(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 포인트) 김 위원장에게 ‘호감 간다’고 응답한 비율이 10%로 집계됐다고 16일 밝혔다. 국민 10명 중 1명꼴로, 이는 2013년 10월 조사(6%)보다 2배 가까이 오른 수치다.

‘호감 가지 않는다’는 응답율은 83%로 2013년 86%보다 소폭 하락했다. 응답 유보는 7%로 2013년 8%와 비슷했다.

갤럽은 “김 위원장의 호감도는 낮은 편이고 2013년 조사와 큰 차이는 없다”면서도 “5년 전과 사뭇 달라진 분위기가 감지됐다”고 밝혔다. 이어 “2013년 김 위원장 호감도 조사 진행 중에는 응답자 일부가 항의하기도 했지만 이번에는 그렇지 않았다”면서 “향후 대북 특사단 합의 내용 이행과 남북, 북·미 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호감도는 달라질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태도가 ‘변했다’는 응답율도 최근 급상승했다. 정부 특사단이 북한과 미국을 차례로 방문한 뒤 북한의 태도 변화를 묻는 질문에 ‘변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53%로 조사됐다.

앞선 조사에서는 2014년 2월 남북 고위급 접촉(이산가족상봉 행사 합의) 직후 25%, 같은 해 10월 북한 최고위급 대표단의 인천 아시안게임 폐막식 참석 직후 28%, 지난 1월 1일 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평창올림픽 참가를 밝힌 직후 28%만 ‘변했다’고 응답했다.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기대도 높아졌다. 북한이 핵을 포기할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은 64%로 집계됐다. 지난 1월 90%보다 26% 포인트나 줄었다. 또 ‘결국 핵을 포기할 것’이라는 응답도 22%로 지난 1월 6%보다 16% 포인트 늘어났다. 국민 10명 중 2명만 비핵화를 전망했지만, 이전과 비교해 전향적인 조사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