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시안, 정봉주 명예훼손 고소 “본인이 야기한 일”

입력 2018-03-16 13:49
뉴시스

정봉주 전 의원의 성추행 의혹을 보도한 인터넷 언론사 프레시안이 정 전 의원을 고소한다.

프레시안 측은 16일 보도자료를 내고 “오늘 정봉주 전 의원을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죄로 고소한다”며 “전적으로 정 전 의원이 야기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프레시안 측은 “프레시안 보도의 본질은 정치인 정봉주와의 ‘진실 공방’이 아니다”라며 “그에게 당했던 악몽을 7년 만에 세상에 토해낸 피해자의 외침이 사실로 입증돼 가는 과정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사건 현장에 가지 않았다는 정 전 의원의 주장은 유력한 목격자인 ‘민국파’의 증언에 의해 이미 거짓으로 드러나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정 전 의원은 성추행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하며 피해자를 향해 시간과 장소를 한 치의 오차 없이 기억해내라고 다그치다 검찰로 갔다”고 덧붙였다. 또 “정 전 의원이 낸 고소장엔 피해자가 없고 유력한 목격자도 없다. 프레시안 기자들이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는 했다는 주장뿐”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프레시안은 정 전 의원의 서울시장 선거 출마 기자회견이 예정된 지난 7일 정 전 의원이 2011년 12월 기자 지망생이었던 A씨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을 보도했다. 이에 정 전 의원은 지난 13일 의혹을 처음 보도한 프레시안 서모 기자 등을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 등으로 고소했다. 정 전 의원 측은 “프레시안 기사는 객관적 증거와 명백히 배치되며 자신의 서울시장 출마를 방해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작성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프레시안 측은 고소 입장을 밝힘과 동시에 피해자 A씨에 대한 마녀사냥 식의 2차 가해도 멈춰 달라고 호소했다. 프레시안 측은 “프레시안 기자들은 피해자 A씨를 ’안젤라’라고 부른다”며 “그에게 평생 따라다닐 주홍글씨를 본명으로 기억하는 것조차 미안한 마음에서다”라고 했다. 아울러 “피해자는 이미 극성스러운 이들의 돌팔매질로 ‘2차 가해’를 받는 중이고 제법 유명한 사람들도 피해자 잘못이라고 한다”며 “어느 방송인은 미투를 공작으로 이용하고 싶은 자들이 분명히 있다면서 미투 공작설을 유포한다”고 주장했다.

프레시안 측은 “얼굴 없는 미투는 가짜라고 매도하는 당신은 어느 편입니까”라며 “가해의 손이 진보인지 보수인지 가르는 당신은 어느 편입니까”라고 되물었다. 이어 “익명 미투는 보장돼야 한다”며 “사회가 ‘얼굴 없는 미투’를 보듬고 용인해줘야 직장에서, 길거리에서, 모든 일상에서 자행되는 그 어떤 성폭력도 경중을 가리지 않고 세상에 알려질 수 있다”고 호소했다.

정봉주 전 의원은 16일 오전 “성추행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 2011년 12월 23일 종일 1~5분 단위로 동영상 찍듯 저를 촬영한 사진 780장을 확보했다”며 “전문 사진작가가 약 7시간을 따라다니며 근접 촬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진을 경찰에 제출해 성추행 의혹이 사실이 아님을 입증하겠다”며 “프레시안이 이 증거를 보고도 의혹을 제기할 수 있는지 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성추행 의혹으로 더 논쟁하고 싶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현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