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파일] 반월상연골판파열과 연골판이식술

입력 2018-03-16 12:04

탁대현
강남연세사랑병원 관절센터 진료소장(정형외과 전문의)

최근 성공리에 마무리된 동계올림픽의 열기와 함께 스키, 스노우보드 등 동계스포츠 열풍이 분 데 이어 나날이 급속히 기온이 올라가며 봄기운이 완연해지자 등산, 농구, 축구 등의 스포츠활동을 야외에서 즐기는 시즌이 본격화됐다.

야외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부상자도 속출하고 있다. 격렬한 스포츠는 많이 움직일 수 밖에 없는 관절·척추에 손상을 입히기 쉽다. 그중에서도 주의해야 할 것이 대표적인 스포츠 손상 중 하나로 꼽히는 ‘반월상연골판 파열’이다.

반월상연골판은 무릎관절에서 종아리뼈(대퇴골)와 허벅지뼈(경골) 사이에 있는 물렁뼈다. 실제 모양이 ‘반달’ 혹은 ‘초승달’처럼 생겼다는 이유로 흔히 ‘반월상연골판’으로 불린다. 무릎 관절 안쪽과 바깥쪽에 각각 1개씩 위치하고 있다. 반월상연골판은 위·아래 연골이 서로 부딪히는 것을 막아주고, 관절 운동을 더욱 유연하게 해주는 기능을 한다.

무릎통증 원인 ‘연골판 파열, ‘청년층-스포츠 손상’, ‘중장년층-퇴행성 변화’가 주 원인

평소 운동량이 많은 청년들의 경우 농구나 축구 등 무릎 관절을 많이 사용하는 과격한 운동을 즐기다가 반월상연골판을 다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외측 반월상연골판이 파열될 때가 많다. 연골판이 찢어지면서 마치 무릎이 빠지는 듯 심한 통증을 느끼게 된다. 무릎 관절에 뭔가가 끼어있는 듯한 이물감이 드는 경우도 적잖다.

반면 40대 중반 이후의 중장년층인 경우에는 대부분 스포츠 손상으로 발생하는 청년들과 달리 노화로 인한 퇴행성 변화로 인해 반월상연골판이 손상되는 경우가 많다.

20~30대의 반월상연골판은 단단한 반면, 40대 중후반에서 60대의 반월상연골판은 나이가 들면서 피부가 늙듯이 연골판에도 퇴행성 변화가 오기 때문이다.

특별한 외상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연골판이 찢어져 통증을 느끼는 경우가 종종 있으며, 특히 무릎을 많이 굽히며 가사일을 하는 중년층의 가정주부에게 흔히 발생한다.

또한 외측 반월상연골판 파열이 주를 이루는 청년층과는 달리, 중장년층은 내측 반월상연골판이 파열되는 경우가 많다. 무릎이 시큰거리거나 붓고, 양반다리로 앉아있을 때 통증이 발생한다.

퇴행성 연골판 파열로 1년 이상 무릎 통증에 시달려온 환자라면, 연골을 보호해야 할 연골판이 없는 탓으로 연골 손상이 반복될 수도 있다. 이때는 보행 시 심한 통증을 느끼고 무릎이 붓기도 하는 등의 이유로 일상생활에서 큰 불편을 겪게 된다. 일단 연골판이 파열되면 무릎에 하중이 더해지고 압박을 받기 때문이다.

이를 계속 방치하면 연골판 파열과 함께 연골 손상으로 이어지고, 이로 인해 퇴행성관절염이 촉진되게 된다. 그 결과 장기적으로는 인공관절 수술 시기가 남들보다 빨라지는 결과를 자초할 수 있다.

경미한 파열은 간단한 보존요법, 심한 경우엔 ‘관절내시경’치료 필요해


반월상연골판의 파열 정도가 경미한 경우에는. 1~2주간 압박 붕대, 부목등을 이용하거나 혹은 석고로 고정시키고, 소염제 치료 등 보존적 치료를 시행하여 호전이 될 수도 있다. 반면, 파열 정도가 심한 경우에는 ‘관절내시경’을 통해 손상된 부분을 제거하는 ‘반월상연골판 절제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관절내시경은 일반 건강검진에 이용하는 ‘위’내시경 혹은 ‘장’내시경과 동일한 원리로 만들어진 검사 및 치료 장비다. 무릎 관절에 약 3㎜ 정도의 절개창 2곳을 만들고 그구멍을 통해 초소형 카메라가 달린 내시경을 관절 내부로 진입시킨다. 카메라가 관절 내부를 촬영하며 진입하면, 동시에 고해상도 모니터를 통해 8배로 확대된 모습의 환부가 보이게 된다.

따라서 연골 손상이나 연골판 파열의 미세한 부분도 정밀하게 확인이 가능해 정확한 진단을 할 수 있고, 진단과 동시에 치료까지 이루어진다.

절개 부위가 작아서 상처가 빨리 아물어 입원기간도 약 1~2일로 짧고 회복기간도 빠르다. 그만큼 일상생활 복귀도 빨라지는 이점이 있다. 또한 합병증 및 부작용이 거의 없어 체력이 약한 고령의 환자도 부담이 덜하다는 게 특징이다.

연골판 파열, 퇴행성관절염 진행 막기위해 새로운 ‘연골판 이식’통해 관절 보존


그러나 반월상 연골판 절제술은 수술 후 무릎관절의 위·아래 뼈가 서로 부딪히게 되어 발생하는 ‘퇴행성 관절염’을 완전히 막기 어려운 문제가 있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관절내시경을 이용해 파열부위에 특수 처리된 생체 반월상 연골판을 이식하는 방법으로 수술 후 위·아래 뼈의 마찰을 줄이는 치료법을 많이 쓴다. 이른바 수술 후 퇴행성 관절염을 예방하며 자기 관절도 좀더 오래 보존하는 수술법인 ‘반월상연골판 이식술’이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이를 위해 반월상연골판 절제술 후, 6개월 간격으로 주기적인 검진을 하고 있다. 그러다 무릎에 통증이 지속되거나 엑스레이(X-ray)검사 상 퇴행성 관절염이 의심되면 즉시 ‘반월상연골판 이식술’을 시도한다.

반월상연골판 이식술의 과정은 먼저 이식 받을 환자의 반월상연골판의 크기를 엑스레이로 정확히 측정하게 된다. 이어 환자의 연골크기에 맞는 반월상 연골을 해외에서 수입하여, 이를 관절내시경을 통해 이식을 진행한다. 수술은 약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되며, 수술 후에는 약 4주 정도 고정기간이 필요하다.

기존 수술에 비해 뼈 손상 최소화한 보존적 연구결과, 국제 SCI급 학술지에 채택


그렇다고 반월판 연골이식술에 문제가 아주 없는 것도 아니다. 예컨대 지금까지 외측 반월상 연골판 이식술을 시행할 때 주로 사용해온 방법은 다리뼈 고정법이었다. 이 방법은 피부절개가 크고, 기존 뼈의 손실을 발생시키며 원래 위치에 연골판을 이식하기가 힘들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를 보완하고 발전시키는 연구가 지속되고 있다.

우리 강남연세사랑병원 무릎관절 연구팀도 이와 관련, 피부 절개를 최소화하고 뼈손실 없이 원래의 위치에 연골판을 쉽게 위치시키면서 기존의 다리뼈 고정법과 동등한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방법(연부조직 고정법)을 연구했다.

이 연구결과는 ‘외측 반월상 연골판 이식술 고정방법에 따른 비교분석 연구: 뼈고정법과 연부조직 고정법)’이라는 제목으로 SCI(E)급 국제 학술지 ‘더 저널 오브 아트로스코픽 앤드 릴레이티드 서저리(The Journal of Arthroscopic and Related Surgery)’ 6월호에 발표할 예정이다.

파열 예방을 위해 꾸준한 스트레칭과 더불어 쪼그리고 앉는 자세 삼가해야


한편 평소 반월상연골판 파열을 예방하기 위해서 약해진 연골 등을 강화시키는 스트레칭을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첫째, 바닥에 앉은 자세에서 무릎을 똑바로 펴고, 10초간 힘을 주고 빼는 동작을 10~20회 반복한다.

둘째, 발 뒤꿈치를 바닥에서 10초 동안 들고 내리고를 10회 반복한다.

셋째, 일상생활 중 무릎을 굽히면 체중에 무리를 줄 수 있다. 때문에 가급적 쪼그려앉는 자세는 무릎건강을 위해 삼가는 것이 좋다. 불가피하게 쪼그려 앉아야 한다면 30분 간격으로 10분간 위와 같은 스트레칭을 시행하면 도움이 될 수 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