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로봇 폐암 수술 성공…“정상 폐날개 잘라내지 않아도 돼”

입력 2018-03-15 17:33

국내 처음 로봇 폐암 수술이 성공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기존 개복이나 흉강경을 이용한 수술과 달리 폐엽(폐날개)을 잘라내지 않아도 돼 폐 기능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정진용(흉부외과 교수) 로봇수술센터장은 2016년 12월 당시 60세 남성 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다빈치 로봇을 활용해 암을 떼어내는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고 1년여가 지난 현재 일상생활을 하며 건강하게 지내고 있다고 15일 밝혔다.

폐는 해부학적으로 5개의 폐엽으로 구성되며 기관지가 이를 연결하고 있다. 오른쪽 폐는 상‧중‧하엽의 3개로, 왼쪽 폐는 상‧하엽 2개로 나뉜다.

과거 폐암 초기 단계라고 할지라도 암이 기관지 가운데 있으면 다른 정상 폐엽도 완전히 잘라낼 수 밖에 없었다. 수술을 성공해도 환자가 숨 쉬는데 불편함을 느꼈다.

당시 환자도 폐 오른쪽 아래 날개에 15mm 암세포가 기관지를 막고 있었는데, 다빈치 로봇을 이용해 암과 근처 기관지만 정교하게 잘라내고 암과 상관없는 폐엽은 다시 기관지에 붙여줬다. 이로 인해 환자는 폐기능을 최대한 보존할 수 있었고 호흡에 어려움이 없었다.

로봇 수술은 최대 15배까지 확대한 3D 영상으로 수술 시야를 확보할 수 있고 의료진의 미세한 손 떨림까지 방지할 수 있다.

정 교수는 “특히 사람의 팔을 대신한 로봇 팔이 540도로 활발하고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어 그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폐엽을 다각도로 관찰하며 수술 할 수 있어 흉강경보다 강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에서 다빈치 로봇을 활용한 수술은 전립선암 갑상샘암 등 여러 분야에서 이뤄지고 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