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해철·양기대 “경기지사 후보 ‘미투 검증’ 하자”… 이재명 ‘겨냥’

입력 2018-03-15 15:27
전해철 의원

경기지사 출마를 선언한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5일 ‘미투(#MeToo) 운동’과 관련한 도덕성 공개 검증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미투 검증’은 당내 경쟁자인 양기대 전 광명시장이 전 의원과 이재명 전 성남시장에게 제안한 것이다.

양기대 전 시장과 전해철 의원의 검증 제안 및 수용은 “미투 운동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전 의원이 양 전 시장과 손잡고 이재명 전 시장의 도덕성 문제를 제기하려는 측면도 있다.

양 전 시장은 전날 “경기도를 대표하는 광역단체 예비후보들부터 자청해서 공동으로 미투 운동에 동행해야 한다. 동시에 검증하는 자리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또 “나를 포함해 떠도는 얘기들, 모든 것을 검증받아야 한다”면서 “도덕성 검증에서 혹여 문제가 불거질 경우 세 후보 모두 (정치인생이) 끝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도덕성 검증 방법으로는 공개토론을 제시했다. 전 의원은 양 전 시장의 제안이 나온 지 하루 만에 페이스북을 통해 “전적으로 찬성하고 수용한다”면서 “어떤 형식과 내용이 됐든 후보자 검증에 최대한 응하겠다”고 동조했다.

정치권에서는 이재명 전 시장의 경쟁자들이 지지율 반등을 노리고 이 전 시장의 과거사와 미투 운동을 결부시키려는 것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이 전 시장은 최근 실시된 여러 여론조사에서 당내 경기지사 후보적합도가 50% 안팎을 기록하고 있다. 반면 전 의원과 양 전 시장의 후보적합도는 한 자릿수에 그친다.

이재명 전 성남시장

이 전 시장의 과거사가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는 전부터 있었다. 이 전 시장이 과거 유명 방송인과 부적절한 관계였다는 의혹이 제기된 적이 있어서다. 이 전 시장은 이에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민주당 안팎에서는 직·간접적인 문제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0일 수원 아주대 체육관에서 열린 전 의원의 북콘서트에선 김진표 민주당 의원이 미투 운동을 의식한 발언을 내놓았다.

김 의원은 “이 자리에 있는 정치인 중 전해철이 가장 도덕적”이라며 “전해철은 안심하셔도 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미투 운동을 의식한 듯 “이럴 때일수록 우리 당에서 정말 높은 도덕성을 가진 후보를 뽑아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민주당 내에서는 김 의원의 발언이 당시 현장에 있던 이 전 시장을 겨냥한 것이라는 말도 돌았다.

양기대 전 광명시장

노용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