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대국민 메시지 밤새 직접 써”…이재오 “참모들 文 정부 비판 격한 글 올렸는데…”

입력 2018-03-15 00:36 수정 2018-03-15 01:14
'뇌물수수·횡령·조세포탈'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14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출석,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퇴임 1844일만인 14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청 포토라인에 선 이명박(MB) 전 대통령은 “저는 오늘 참담함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로 시작하는 대국민 메시지를 읽었다. 전체 6문장을 읽는데 1분10초 가량이 걸렸다.

MB의 측근인 이재오 전 의원은 YTN 라디오 ‘곽수종의 뉴스 정면승부’에 출연, “참모들 상당히 격하게 문재인 정권과 정치 검찰의 행태에 대해서 비판하는 글을 써서 전달했었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MB는 “그동안 참모들이 올린 것 다 봤는데 오늘은 내가 직접 써서 이야기하겠다”면서 밤새 본인이 직접 대국민 메시지를 작성했다. 이 전 의원은 “직접 어제 쓰셔서 아침에 저희들에게 읽어 주시더라”고 말했다.

이 전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MB의 비교를 거부했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 일종의 현행범으로 국정농단하고 국가 권력을 사유화한 것”이라며 “이명박 전 대통령은 재임 중에 국가 권력을 이용해서 부패했거나 이런 건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처음 국정과 관련된 댓글이니 특활비니 하다가 지금은 완전히 개인적인 다스 문제와 10년 전 선거 자금을 가지고 하는 것”이라며 “누가 봐도 이명박 전 대통령을 잡아가기 위한 수사이고, 박 전 대통령은 현재 드러난 것들에 대한 수사여서 본질적으로 차이가 있다”고 주장했다.

측근들의 진술이 MB를 검찰 포토라인에 서게 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분석에 대해 이 전 의원은 “측근들이 진술했다고 하더라도 증거가 있는 게 아니고 다 그 사람들 말뿐”이라며 “법정에서 유죄로 만들어내는데는 검찰이 어려울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이 이 전 대통령을 잡아 넣을 수는 있지만 법정에 가면 무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스가 MB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 이 전 의원은 “국민들 사이에 그런 정서가 있다는 것은 인정한다”면서도 “주식 소유라는 게 그런 정황적인 증거와 말로만 가지고 되는 게 아니라 구체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전 의원은 영포 빌딩 지하에 보관하다 검찰에 압수된 청와대 서류와 관련해서도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영포빌딩에 옛날 현대 있을 때 장부도 다 있었다는데 (MB) 본인도 거기에 그런 게 있다는 것을 잊어버렸다고 했다”고 전했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