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다스 내 거 아니다” 취지로 진술… “편견 없이 조사해달라”

입력 2018-03-14 15:14
뇌물수수·횡령·조세포탈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14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검찰에 소환된 이명박(77) 전 대통령이 자신은 자동차 부품회사 ‘다스(DAS)’의 실소유자가 아니라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통령은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유용 및 불법자금 수수 등 100억원이 넘는 뇌물 혐의, 다스를 통한 300억원 이상의 비자금 조성 혐의 등으로 14일 오전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했다.

서울중앙지검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은 조사에 앞서 10층 특수1부장실에서 변호인단, 수사 지휘자 등과 약 10분간 환담을 나눴다. 녹차를 마시며 조사의 취지 및 진행 방식과 조사 시간이 길어질 수 있다는 설명을 들었다. 이 전 대통령은 별도의 요청은 하지 않았으며 “편견 없이 조사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사는 오전 9시50분쯤 시작됐다. 이 전 대통령은 다스와 도곡동 땅 등 차명소유 의혹 재산에 대해 자신과 무관하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이 전 대통령이) 충분히 설명하고 계신다”며 “묵비권을 행사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다스 관련 혐의 조사를 가장 먼저 진행한 것에 대해 “우리 선택”이라며 “자연스러운 진행 아니겠나. 그걸로 시작했으니 그걸로 (마무리 짓겠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전제 사실을 확정 짓고 나가는 것이 제한된 시간 안에 효율적으로 조사하는 방법”이라며 “보고서나 장부나 다수 확보한 객관적 증거를 일부 제시하며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전 조사는 오후 1시5분쯤 마무리됐다. 이 전 대통령은 점심으로 인근에서 배달해 온 설렁탕을 먹었다. 이 전 대통령의 건강 문제 등이 발생할 것에 대비해 청와대 경호처와 협의 후 응급차와 응급구조사가 검찰청사 내에 대기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 전 대통령이) 밥을 잘 드셨다”며 “(조사를 진행하는) 검사에게도 충분히 예를 갖추고 계신다”고 전했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의 조사 상황을 영상으로 녹화하고 있다. 오전 조사는 신봉수(48·사법연수원 29기) 첨단범죄수사1부장이 맡았다. 오후 2시쯤 재개된 조사도 신 부장이 이어가고 있다. 조사에 참여한 이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수기로 조사 내용을 기록 중이며 오전에는 강훈 변호사가 이 전 대통령 옆자리에 앉아 조력했다. 검찰은 신 부장이 오후까지 이 전 대통령을 조사한 뒤 송경호 특수2부 부장검사(48·29기)를 투입해 뇌물 혐의에 대한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